성경열 서울캠 우편취급국장은 “학생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서류를 발송한다”고 전했다.
성경열 서울캠 우편취급국장은 “학생들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서류를 발송한다”고 전했다.

310관(100주년기념관) 지하 4층에 위치한 우편취급국은 늘 학생들로 북적인다. 요즘 시대에 편지를 쓰는 사람은 없다고들 하지만, 우편취급국이 단지 엽서나 소포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9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결같이 학내 구성원의 마음을 전달해 온 성경열 서울캠 우편취급국장을 만나봤다.

  -우편취급국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우편취급국에서 일하기 전, 35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습니다. 주로 지식경제부·미래창조과학부·우정사업본부 등의 중앙부처에서 근무했죠. 그러다 퇴직 시기가 임박할 때쯤에 우정사업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전국 100여 개 대학의 우편취급국에서 국장을 맡을 사람을 선발했습니다. 저는 2014년 중앙대 서울캠 우편취급국장직에 합격해 지금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가장 바쁜 시기는 언젠가. 
  “기본적으로 중앙대 우편취급국은 학생과 인근 주민이 함께 이용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공강 시간이나 수업이 끝난 후에 우편취급국을 들르곤 하죠. 명절이나 방학을 앞둔 시기에는 기숙사에 살거나 자취를 하는 학생들이 본가로 짐을 옮기기 위해 많이들 찾아옵니다. 귀국을 준비하는 유학생들도 본국으로 물건을 보내기 위해 이곳에 자주 방문했지만 코로나19를 겪고 난 후로 그 수가 많이 줄었어요.” 

  -재직 중 보람찼던 순간을 꼽자면. 
  “2018년은 중앙대가 개교한 지 100년을 맞는 해였습니다. 이에 100주년 기념사업단과 협력해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추진했어요. 당시 우리는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60만 장이라는 많은 양의 우표를 발행할 수 있었죠. 60만 장의 우표를 전국의 우체국에서 판매한다는 건 엄청난 홍보 효과가 있는 일이에요. 사업을 통해 중앙대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이바지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편취급국에서 근로하는 학생들과 공유했던 경험도 소중한데요. 우편취급국은 매 학기 국가 근로 장학생이 고객 응대 방법, 업무 요령을 터득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전에 근로 장학생으로 일했던 한 학생은 근로 경험을 토대로 교환학생에 선발된 후 대기업 취업까지 성공해 감사 인사를 전하러 찾아오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큰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죠.” 

  -중앙대 우편취급국만의 매력은. 
  “창구에서 방문객을 응대하다 보면 근무자를 무시하는 태도를 가진 고객이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중앙대 우편취급국을 찾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젊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제 나이 정도 되면 동년배와 나누는 이야기는 진부해요. 젊은 학생들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다는 것이 이곳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겠죠.” 

  -업무에 있어 자부하는 바가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대단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요. 다만 저는 학생들의 취업 서류나 유학 관련 서류 등은 응시자의 마음을 담아 꼭 합격하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우편물을 접수 받습니다. 최대한 정성스럽게 발송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또한 외국 학생이 본인의 나라로 소포를 보낼 때는 해당 국가의 발송 규정을 자세하게 설명해서 우편물이 지연 및 반송되는 경우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리고 우체국 특성상 다른 택배회사보다 높은 배달률을 자랑합니다. 우체국의 배달률이 약 98% 정도 된다면 다른 회사는 약 90%를 채 넘지 못하죠. 우체국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통계는 큰 자부심으로 다가와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요즘 우편 업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만큼 어떻게 엽서를 작성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보통 엽서를 보낼 때는 좌측 상단에 보내는 사람의 정보를 적고 우측 하단에는 받는 사람의 주소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를 반대로 써서 우편물이 반송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견돼요. 그래서 중앙대 학생들에게 손편지를 써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손편지를 직접 씀으로써 SNS와 같은 디지털 매체로는 느낄 수 없는 감상에 빠져보고 좋은 필체와 문장 실력을 기를 수 있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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