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한 글자씩 음미하듯 따라간다. 글보다는 디지털 매체와 더 친해진 요즘, 글자가 어색하고 글을 읽는 속도도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전에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되돌아가 다시 읽는 경우도 빈번하다. 생활 속에서도 그렇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금방 잊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최근에는 짧게라도 그 순간을 기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한다. 기록에는 우리가 담고자 하는 가치가 들어가게 된다. 나의 기록이 내 자신의 주변에 일어나는 일을 써 내려가는 것이라면, 신문은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을 기록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생각한다. 중대신문은 중앙대의 일을 기록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는 그런 일들을. 

  지난 제2046호에는 학교 내외부의 변화와 문제들이나 다양한 학우분들의 목소리까지, 읽을거리가 많았다. 그중에서 청년 자살에 관한 글을 흥미롭게 보았다. 사회를 지탱해야 할 청년층에 구멍이 뚫린다면 전체 세대로 문제가 확대될 것이다. 본문에 언급돼 있듯이, 이는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자신과 관련이 없는 것에 관해서는 관심을 가지기 힘들지만 모든 일의 시작은 관심을 가지는 데서 비롯된다. 관심을 가짐으로써 우리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서로를 연결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나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현실 속에서 무엇인가를 잊고 있진 않은지, 그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진 않은지.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기도 하고, 고개를 돌려 주변의 풍경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기도 하는 그런 여유 말이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려면 마음속에 그만한 여유를 가질 공간이 있어야 하기 마련이니까.

 

 

 

 

 

 

 

조현진 학생
사회복지학부 3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