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에이블리, 지그재그…. Z세대 소비의 중심으로 ‘울트라 패스트 패션’ 시장을 주도하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은 입점한 쇼핑몰의 상품을 한데 모아볼 수 있어 편리하다. 개별 쇼핑몰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유행을 파악해 이른바 ‘가성비 인싸템’을 구매할 수 있다.
 
   급성장 중인 중국의 울트라 패스트 패션 브랜드 쉬인에는 하루에 최대 6000종의 상품이 올라온다. 이들은 디자인부터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을 5~7일로 단축해 유행을 더욱 잘게 쪼개고 있다.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소셜미디어 속 인플루언서들은 유행하는 물건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더욱 자극한다.
 
  유행은 대개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기업이 특정 아이템을 지목하면 기획전, 협찬 등의 공격적 마케팅을 거쳐 ‘가성비 인싸템’이 탄생한다. 유행 주기가 짧아질수록 더 많은 옷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버려진다. 인플루언서를 따라 구매한 저품질의 옷을 잠깐 입다 버리는 문화는 기업에 이득을 안겨다 줌과 동시에 기후 위기를 가속화한다.
 
  온라인 기반 패션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은 2022년 모바일 패션 거래 규모가 36조 8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4% 커졌다고 밝혔다. 고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펴 반영하는 패션 업계의 반응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기후 위기로 향하는 거대 패션 기업·플랫폼들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소비 주체인 소비자가 직접 나서 지적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지속 가능한 옷장을 위한 작은 행동 하나가 거대한 유행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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