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감정은 너무나 어려운 존재입니다. 어떠한 결정을 내림에 있어 감정은 숨기고 억눌러야 하죠. 그러나 감정은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와 우리가 후회할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그중 사랑은 가장 골치 아픈 감정입니다. ‘선생님’은 사랑을 죄악이라 부르며 상황에 따라 모두가 악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그는 ‘아내’를 사랑했기에 본인이 가장 싫어했던 행위인 배신을 하면서도 상처를 받은 ‘K’를 보며 죄책감에 빠지죠. 감정에 따른 선택을 후회하던 선생님은 자기혐오와 고뇌에 빠진 채 누구보다 고독했던 삶을 마감합니다. 

  우리는 때때로 고독함을 느낍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속 편히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멍울진 마음을 홀로 감내할 때 외롭다는 감정을 떠올리죠. 설사 깊은 속사정을 토로하더라도 타인은 나의 감정에 완벽히 공감할 수 없음을 깨달으며 쓸쓸해지기도 하는데요. 

  각자의 과거에 갇혀 결국 홀로 남겨진 K, 선생님, 아내처럼 문득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임을 깨달을 때, 이해받지 못해 답답했던 마음은 한결 가벼워집니다. 서로를 사랑했지만 마지막까지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한 책 속의 인물처럼 사람은 본질적으로 고독한 존재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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