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빼고는 다 배워라’ 나의 부모님께서 늘 귀가 닳도록 해주신 말씀이다. 

  어렸을 적에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지만, 대학생이 되고 전역을 하며, 사회로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비로소 그 말의 뜻을 헤아리게 되었다. 새내기 때 그저 생각 없이 나가서 놀았던 술자리까지 사소하지만, 추억이 되고 경험이 된다. 

  우리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유년 시절부터 정말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로, 실패를 달가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패가 가져다주는 좌절감이나 당혹감, 실패를 바라보는 주변과 사회의 시선 때문일 탓이 크다. 

  이에 더해 우리 사회가 가지는 ‘빨리빨리’ 문화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혹여나 나를 먼 길로 돌아가게 하진 않을까, 남들보다 뒤처지게 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말이다. 경험을 ‘스펙화’하려는 기조 때문에 생겨날 수도 있다. 스펙이 되지 않는 경험은 쓸모없고, 그래서 그 경험의 방향성을 고민한다. 

  하지만 자로 잰 듯 들어맞는 경험의 방향성을 추구하다가는, 더 큰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경험이라는 수단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가 가장 처음으로 중대한 결정은 한 것은 입시를 지나면서가 아닐까 싶다. 이 학과가 나의 적성에 맞을지, 혹여나 입학 후에 내가 생각한 학과와는 다르지 않을지. 전국에 있는 모든 수험생과 입시를 거쳤던 한국인이라면 한 번씩은 해봤던 고민일 것이다. 이 고민은 졸업을 하는 그날까지도, 혹은 그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은 입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취업과 이직, 퇴직 등 커리어에 관한 것부터, 연애와 결혼 등 인간관계에서 기인하는 고민까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과, 그 선택에 대한 결과를 맞닥뜨릴 때 늘 두려움은 존재할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난 첫 단계는 스스로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남들이 다 하는 것, 마치 당연한 ‘코스’라고 여겨지는 것들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모든 일에는 얻는 것이 있다.  

  결국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 꼭 일을 하거나 무언가를 배우지 않더라도 정말 누구보다도 힘들었던 경험은 다른 일을 수월하게 해내는 원동력이 되고, 누구보다도 행복했던 경험은 힘든 일이 닥쳤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 설령 그 경험이 스스로가 생각한 방향성과 다르더라도 도전해 보았다는 사실이 훗날 돌아보았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해준다.  

  오늘도 그저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몸으로 부딪혀보고 나중에 그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려보는 건 어떨까. 만약 그 경험이 우리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고 해도 ‘오히려 좋아’라고 스스로 되뇌어보자.  

박현준 학생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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