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신문은 매주 ‘중대신문을 보고’라는 꼭지를 통해 중대신문을 읽는 독자분들의 글을 기고받고 있습니다. 16면의 방대한 신문을 읽고 쓴 감상 글에 기자가 쓴 기사가 등장할 때면 뿌듯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 내용이 아쉬움일지라도 기자의 글을 꼼꼼히 읽어주신 독자가 있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끼죠.

  8월 21일 제2043호의 <숨 막혀!>라는 글은 기자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대학보도부를 이끌었던 지난 학기를 반성하게 하고 문화부를 이끌 이번 학기에 대한 고민을 깊어지게 했죠.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여백이 없는 긴 호흡의 보도 기획 등이 아쉽게 느껴졌고, 이것이 독자의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있어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숨 막혀!’라는 간단하면서 강력한 말이 간간이 들어왔던 긴 호흡에 대한 피드백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했습니다. 

  독자분들은 중대신문을 읽으며 ‘숨이 막힌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또는 긴 호흡의 기사를 끝까지 따라가지 못했던 경험이 있지는 않으신가요. 지난 학기 보도 기획 기사를 담당할 때마다 이러한 고민을 계속해 왔습니다. 보도 기획의 장점은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하나의 글로 정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야기가 담기다 보니 독자의 입장에서 기사를 끝까지 읽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죠. 특히 대학 등록금, 성평등, 기초 학문 등 어렵고 무거운 주제일수록 독자에게는 멀게 느껴지는 기사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화부장이 된 지금도 매주 숨 쉴 수 있는 다채로운 지면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더군요. 이번 학기 문화부는 우리가 겪는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을 톺아볼 예정입니다. 문화부가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는 만큼, 그 특색을 살려 ‘읽고 싶은 지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우리와 연관된 이야기를 읽어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 과정에서 긴 호흡의 글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인 듯 합니다. 방대한 양을 모두 담으려는 욕심을 덜고, 중요한 내용을 선택해 ‘숨 쉴 수 있는 공간’의 마련에 조금이나마 양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사는 독자가 있어야 빛을 발하죠. 오랜 기획과 수정, 취재의 과정을 거쳐 완성한 글이 독자들의 눈에 들어가기 위한 고민이 더욱 필요해 보이는데요. 이는 비단 기자와 문화부, 대학보도부뿐만 아니라 중대신문 전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입니다. 

  양질의 피드백에는 양질의 지면과 기사로 보답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의 질과 양의 균형을 맞춰나가 봐야겠죠. 매주 중대신문의 방대한 기사를 책임지는 기자님들께 숨 막히지 않는 신문을 위해 나아가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자 또한 독자가 숨 쉴 수 있는 기사를 위해 고민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번 학기 수첩을 엽니다.

 

 

 

 

 

 

 

 

진수민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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