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이라는 숫자는 내게 정말 특별한 숫자였다.

  내게 ‘20’은 또 다른 시작, 변화, 자유 등의 상징이었다. 중학생 시절부터 고등학교 3년간 나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나는 20살에 대한 큰 환상을 가지고 있었고 열렬히 갈망하였다. 내가 그토록 스물을 갈망해왔던 이유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중학교 시절 처음 가졌던 꿈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수업을 듣고 학원에 간 후 집에 와 잠에 드는 평범한 일상을 반복하는 나의 눈에 그들의 삶은 자유로워 보였다. 나도 그들과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었다. 처음 연기를 배우고 싶다 얘기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모두 같았다. “네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사람은 없었다. 

  내 성격은 소심했고 주변은 모두 공부와 관련된 직업을 갖기를 바랐다. 부모님은 전교 1등을 하면 두 달간 연기학원을 보내준다는 조건을 거셨고 노력 끝에 중3 여름방학에 기회를 얻게 되었다. 

  두 달 동안 연기학원에서의 기억은 정말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누구보다 열심히 즐겁게 참여하였다. 그러나 두 달을 끝으로 그만두게 되었다. 학업을 중시하던 부모님의 의견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겁이 많던 나는 기숙학교 진학을 결정하였고 배우라는 꿈을 성인이 될 때까지 미뤄두기로 했다. 

  그렇게 학업에 집중하며 고등학교 생활을 보냈다. 꿈과 지망 학과는 없었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고3 중반즈음 새로운 꿈이 생겼지만, 또다시 입시가 끝난 후로 꿈을 미뤄두기로 결심하였다. 수능이 끝나면 이제 나도 내 꿈을 이루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갈 거라 다짐했다. 주변의 기대와 시선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아닌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바라던 스물이 되었지만 크게 달라지는 게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학점, 알바 등을 핑계로 다시 꿈을 미루려 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때 어느 정도 깨달은 것 같다. 현재 상황을 이유로 꿈을 피하는 것은 핑계였고 단순히 불확실한 미래가 무서웠던 것 같다.  

  지금까지의 나는 성공한 삶을 타인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진로희망 조사시간에 단 한 번도 배우라는 꿈을 적은 적이 없다. 다른 여러 타인의 꿈들이 나의 생기부에는 적혀있다. 왜 이렇게까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나의 색채를 잃어갔다. 나에게는 조금 더 무모해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여러 번 부서져 보려 한다. “꿈을 크게 가져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거침없이 도전하고 부서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삶이 지금 20대 초반의 우리에겐 필요하다. 무모할 용기를 가지고 꿈을 항해하는 삶을 살아가겠다 다짐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이현재 학생 
철학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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