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상 파악 어렵다는 우려
중앙대 공통교양, 과목 다양성多 

 

공통교양이 강좌의 절반 차지
非교양대학 소속 교수가 강의 진행

 

교양대학의 현주소와 미래 

현재 중앙대 교양강좌의 절반 이상은 공통교양이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앙대 교양대학 커리큘럼이 공통교양에 치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의 중앙대 교양대학을 타대와 비교하며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살펴봤다.


명칭은 바뀌어도 인재상은 그대로
  지난 4월 2023학년도 1차 이사회에서 학칙이 개정되면서 안성캠의 명칭이 다빈치캠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기존 다빈치교양대학의 명칭은 다빈치라는 이름을 뺀 ‘교양대학’으로 변경됐다. 구본완 교양대학 교학지원팀 과장은 “교양대학 명칭 변경의 배경은 다빈치캠의 명칭 변경으로 인한 학생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육 과정 자체는 중앙대의 인재상인 다빈치에 맞게 기존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양대학 명칭 변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조일 학생(교육학과 3)은 “다빈치가 빠진 ‘교양대학’이라는 이름에는 특색이 없다”며 “향후 중앙대의 가치와 교양대학의 추구 방향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새로운 명칭이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성유정 학생(일본어문학전공 2)은 “장기적으로는 행정상의 문제가 우려될 수 있기 때문에 명칭은 변경하는 것이 맞다” 면서도 “다빈치라는 단어가 빠지면서 인재상을 강조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타대는 교양대학의 명칭을 통해 인재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화여대는 현재 ‘호크마교양대학’이라는 명칭으로 교양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호크마는 참된 지혜를 의미하는 히브리어로 지혜로운 인재상을 추구하는 이화여대의 교육 목표에서 따온 것이다. 동국대는 교양대학 명칭에 삼라만상의 이법(理法)과 이를 추구하는 수행 등을 의미하는 다르마를 사용하면서 인재상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이장한 교양대학장(심리학과 교수)은 “교양대학의 명칭 변경은 대학의 교육 목표에 부합하도록 설정돼야 한다”며 “교양대학 명칭에서 다빈치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다빈치 인재상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인재상을 선정할 것인지 대학본부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수교양에 커리큘럼 집중됐나
  올해 중앙대는 총 1726개의 교양강좌를 개설했다. 이 중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공통교양 8과목의 강좌는 880개였다. 핵심교양은 61과목 437강좌, 선택교양은 149과목 409강좌가 개설됐다. 이를 전체 교양강좌의 비율로 환산하면 공통교양의 강좌가 약 50.98%를 차지했고 핵심교양이 약 25.32%, 선택교양이 약 23.7%로 그 뒤를 이었다. 전체 218개의 교양과목 중 공통교양은 단 8개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교양대학의 강좌는 공통교양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맥락에서 각 교양에 배정된 전임교원의 수 또한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경미 서울캠 교양대학 교학지원팀장은 “공통교양은 대부분 교양대학에 속해 있는 전임교원이 강의를 진행하는 반면 핵심교양과 선택교양은 교양대학 소속이 아닌 다른 학과의 전공 교수나 강사가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양대학 소속 전임교원이 핵심·선택교양을 강의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강사 비율이 더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장한 학장은 “교양대학의 강의가 공통교양에 치우쳐 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전했다. 이장한 학장은 “공통교양은 전교생이 필수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강의를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교수를 확보해야 한다”며 “핵심·선택교양은 비교적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지만 모든 학생이 이수해야 하는 공통교양은 매년 많은 수의 분반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기에 전임교원이 공통교양에 집중적으로 배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대신문이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중앙대 교양대학 강의 인식 조사’에 따르면 현행 교양 강의 운영에 있어 문제가 되는 지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공통·핵심교양에 비해 소외된 선택교양’이 45.54%로 가장 많은 응답을 받았다. 졸업요건에 해당하는 공통·핵심교양에 비해 선택교양이 외면받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이장한 학장은 “졸업요건을 모두 충족한 학생들이 선택교양을 듣기도 한다”며 “학생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선택교양 과목을 신설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타대 교양대학은 어떻게 운영되나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교양 강의에 편중된 교원 임용 수는 타대도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박광현 단국대 교양대학 행정팀 직원은 “단국대 자유교양대학에서 공통교양의 경우 자유교양대학 소속 전임교수가 강의하지만 영역별 교양은 타 학과 전임교수가 함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혜숙 교수(한남대 탈메이지교양·융합대학) 또한 “최근 공통교양으로 운영 중인 <글쓰기> 강좌에만 글쓰기를 전공으로 하는 교수들이 존재한다”며 “아직까지 교양 담당 교수와 전공과목 교수가 함께 교양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필수 교양의 운영 구조 측면에서 중앙대와 타대 간 차이가 존재하는 지점도 있었다. 이재윤 서울시립대 교양교육부 직원은 “서울시립대는 전공교육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학문적 기초체력을 배양하기 위해 기초교양을 운영하고 있다”며 “국어·영어·커리어 디자인 영역에서 학생들이 3개의 기초교양을 각각 이수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7개의 공통교양을 이수해야 하는 중앙대와 달리 서울시립대는 비교적 적은 개수의 필수 교양을 운영하고 있다. 김선주 교수(교양대학)는“중앙대 공통교양이 다양한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라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졸업요건 충족을 위해 7개의 공통교양을 모두 듣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영역별 교양 배분 기준도 타대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앙대의 모든 교양은 도전·창의·융합·신뢰·소통의 다섯 가지 영역으로 분류되며 졸업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각 역량에 해당하는 핵심교양을 최소 한개 씩 들어야 한다. 한편 타대는 영역별로 선택할 수 있는 교양 과목을 역량이 아닌 학문 분야별로 분류하고 있다. 조소연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행정실장은 “현재 경희대의 영역별 배분 이수 교과는 생명과 우주·분석과 추론 등 학문 분야별로 영역이 분류된다”며 “학생들은 졸업요건 충족을 위해 7개 중 4개 분야의 과목을 이수해야한다”고 전했다. 


  교양대학 강의 개설 과정에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는 대학도 있었다. 이재윤 직원은 “서울시립대는 총학생회 주최로 ‘별 빛 교양 만들기’ 공모전을 운영해 당선된 수상작을 교양교과목 개발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며 “교양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하는 의식과 시대적인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서울시립대 교양 교육의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대학사회에서 교양대학의 미래는 
  중앙대 교양대학이 지닌 문제와 함께 대학사회의 전반적인 교양 교육의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필수 교양에 다소 치우친 현행 교양교육 과정과 전임교원의 분배가 개선점으로 지적된다. 박희문 한국교양기초교육원 위원은 “현재 대학사회 내 교양대학은 학과 소속 교원과 달리 비정년 전임교수가 주를 이루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전공 소속 전임교원이 교양교육에 온전히 신경 쓰기 힘들기 때문에 교양대학의 발전을 위해선 교육부 차원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수한 교양대학이 운영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 견해를 전했다. 박성미 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장은 “종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데 교양 교육이 일조를 한다”며 “지식융합의 역량을 지닌 인재가 양성될 수 있는 교양교육 과정이 구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학에서의 교양 교육 구성체계는 기초교육·교양교육·소양교육으로 나눠진다”며 “다채로운 교양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환경에 맞닿아 있는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분석해 교양 교과를 개설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양 교육이 전공 교육과 구별되는 장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해경 교수(서울과기대 융합교양학부)는 “지식 중심의 교육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전공 교육과 달리 교양 교육을 통해서는 지식을 습득하고 새롭게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며 “교양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세상을 향한 열린 사고를 함양하도록 해야 하고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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