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을 외치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뒤를 잇는 말들은 첫마디의 진정성에 의문을 남긴다.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불러왔다. 대선 당시 야권을 공산주의자에 비유한 대통령을 떠올리면 ‘반국가세력’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 모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적대 세력에 대한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가 하면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는 말까지 늘어놓았다. 이는 신념을 지키고자 투쟁한 이들에 대한 모욕이다. 민주주의·인권운동가들이 윤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킨’ 자들이 정녕 맞는가. 

  광복절 경축사의 의미는 바랬고 갈라치기 연설만 남았다. 극단에 치우친 윤 대통령은지지 세력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의 얄팍한 민주주의 의식에 위기까지 느낀다. 지지 세력이 아닌 이들을 모두 적이라 여기며 갈라치기 발언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리더의 모습이 좋게 보일 리 없다.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민의 통합을 이루지는 못할망정, 앞장서서 분열을 조장해도 되는가. 한 국가의 대표라는 소임을 생각하며 대통령은 본인의 말이 가지는 무게를 충분히 숙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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