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임은재 기자
사진 임은재 기자

잠깐의 외출로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무더운 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 여름은 그저 성가신 더위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에게는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30°C를 훌쩍 넘어서는 한낮에도 집보다 시원한 밖으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선풍기는 집 안의 무더위를 식히기엔 역부족입니다. 생계를 위해 논밭, 비닐하우스 그리고 작업장을 지킬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도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집계된 온열 질환자 중 약 55.54%는 일터에서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농민을 번갈아 울리는 폭염과 폭우는 농촌의 생계를 사정없이 뒤흔듭니다. 일 년의 결실이 손쓸 새도 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릅니다. 약자에게 유독 가혹한 여름입니다.

  세계불평등연구소가 발간한 ‘기후불평등보고서 2023’에 따르면 소득 상위 10%가 배출하는 탄소는 하위 50%가 배출하는 탄소의 99배에 달합니다. 이는 소수의 ‘오염 엘리트’들이 기후 위기 가속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피해는 주거 취약 계층과 노동자, 농민 등 ‘기후 약자’들을 가장 먼저 덮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현실이 된 기후 위기, 단순히 ‘환경 문제’로만 바라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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