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장래 희망은 무엇인가요? 이미 직업이 있는 분이라면, 꿈꾸던 일을 하고 계신가요?  

  기자는 살면서 뚜렷한 장래 희망을 그려본 적이 없습니다. 직업에 대해서도 그저 ‘먹고 살 수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하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수강한 언론사 아카데미에서 선생님의 말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인생 대부분이 일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일에 대한 애정이 곧 우리 삶의 태도가 된다는 것이었죠. ‘기레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기자라는 직업의 인식이 바닥을 치는 지금, 꿈에 애정을 갖고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을 존경한다는 웃지 못할 농담도 덧붙이셨습니다. 그때부터 일에 대한 애정이라는 게 과연 무엇일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는 스무 살 때부터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식당에서 시작해 카페, 모델하우스, 음악줄넘기학원, 수학학원까지 실제 전공인 영화와는 관련 없는 일들도 많았죠. 보조강사로 일했던 음악줄넘기학원에서는 직접 아이들을 가르쳤고, 제작부 막내로 참여했던 촬영 현장에서는 의상 실장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일을 경험하며 배운 건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잘나가는 카페 사장님은 쉬는 날 없이 출근해 궂은일을 도맡아 하시고, 학원 원장님은 그곳이 학원인지 어린이집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아이들 뒤치다꺼리하기 바쁘십니다. 하는 일은 달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어쩌면 일에 대한 애정이라는 건 별다른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는 집에서 신문을 읽다 문득 나만 빼고 모두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주위에서도 어디서 그렇게 하고 싶은 일들을 찾아오는지,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나아가고 있었죠. 해가 바뀔수록 선택해야 할 건 늘어나고 어깨가 무거워집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20대 우울증 환자는 127.1% 증가했다고 합니다. 기자가 느낀 불안이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겠죠. 불확실한 미래와 성과 중심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지금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일지 모릅니다.

  호기롭게 학보사에 발을 담갔지만, 아직 미래에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무엇이 될지 모른다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죠. 꿈을 위해 함께 달리는 여러분을 짧은 글로나마 응원합니다. 모두의 자리에서 더욱 의미 있는 길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늘도 각자의 위치에서 빛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며 글을 마칩니다. 

김현지 대학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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