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중대신문에서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대신문은 방학 중 진행된  구성 회의에서 가장 많은 스크랩이 있었던 신문이다. 본받아야 할 중대신문을 비평하라니, 어려운 요구가 아닐 수 없었다.

  2023년에 학생들이 신문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웬만한 소식은 학교 누리집이나 에브리타임, 자치 기구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에 학보사의 입지는 어디일까. 중대신문은 그 돌파구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중대신문은 학생들에게 읽힐만한 기사로 가득 찼다. 학교 이야기, 청년 이야기, 대학생이 살아가는 사회의 이야기를 전하는 기사들을 보면 2023년에도 학보의 존재 이유가 피부로 와닿는다. 

  중대신문을 보면서 아쉬웠던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대신문의 기사들은 대체로 호흡이 길다. 주간지 특성상 이미 소비된 뉴스를 기사화해서는 의미가 없기에 심층적인 정보를 전달하려면 호흡이 길어지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뷰 기사를 비롯한 몇몇 기사를 읽으며 여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물론 신문은 지면이라는 제한이 있고, 그 한계 안에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때문에 내용에 치중하다 보면 여백을 살리는 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다. 제2041호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공동체적 접근 이뤄져야> 기사나 제2042호의 <깡통 같은 집, 깡통 된 청년… 예방책은> 기사를 보면 한 곳에는 여백이 집중돼 있고, 다른 부분은 온통 빽빽한 글이다.  

  여백은 독자에게 ‘숨 쉴 틈’이다. 몰아서 쉬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읽는 중간중간 쉬는 것이다. 상당한 분량의 기사를 숨 쉴 틈 없이 읽어 내려가다 보면 가독성은 떨어지고, 흥미는 사라진다. 중대신문이 담은 양질의 콘텐츠들이 이런 사소한 이유로 외면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심재민
서울과기대신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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