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환경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있다. 환경, 즉 공간은 저마다 고유한 설정을 구성하여 이 세계를 탐색하는 플레이어의 상호작용을 촉발한다. 플레이어인 우리는 실제 물리적 세계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가상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데, 이 결정은 게임의 엔딩 혹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현실의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제각기 다른 것처럼, 플레이어의 선택 역시 같은 양상을 보인다. 예를 들어 운전하는 메인 임무, 지나가는 강아지를 쓰다듬는 인카운터, 상점에서 누군가와 만나는 이벤트가 눈앞에서 동시에 일어날 때 플레이어인 우리는 각자 현실 세계에서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다르게 선택하고 경험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시간을 따라가거나 편집하는 순차적 이야기 경험과는 다르게, 공간적 경험은 플레이어의 개별적 상호작용성을 바탕삼아 독자적인 공간적 서사의 구축을 돕는다. 공간의 경험이 플레이어의 마음속에 고유한 이야기를 구성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같은 게임을 해도, 이후 재미와 감상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공간을 경험할 때, 우리는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를 읽어내고, 상호작용을 통해서 각자의 서사를 그 안에 새기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앙대 역시 우리가 경험하는 하나의 세계다. 이 공간을 부단하게 이해하고 경험하는 일은, 각자의 서사를 구축하는 첫 플레이기도 할 것이다. 학교에 대해 다종다양하게 경험한 성찰들을 공유하고 확장하는 중대신문의 오피니언 코너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 코너가 동문의 시선을 다양하게 공유하고, 공간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는 공론장의 역할을 고르고 가치 있게 수행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희선 교수
게임콘텐츠·애니메이션전공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