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일 20살, 고등학교 내내 꿈꿔오던 순간이었다. 친구들끼리 해외여행 가기, 밤새워서 술 마시기, 대학교 MT에서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진하게 사랑하기, 연극부에서 배우로 무대에 서 보기 등등…. 그 어떤 것도 20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다 가능할 것 같았다. 이렇게 낭만이 한가득했던, 청춘에 대한 온갖 환상으로 가득 찼던 나의 20살의 기억을 되짚어 보았다. 

  사실 20살이 되자마자 나의 인생이 한순간에 변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지, 오히려 무료함의 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대학 입학을 기다리면서 내가 할 수 있던 것은 그동안 밀린 잠 하루 종일 자기, 친구들 만나 놀다가 술 마시기. 이게 나의 세 달간 20살의 기록 전부였다. 여기서 나의 20살 청춘에 대한 환상이 어느 정도 깨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더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대학교에 가서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나의 로망들을 싹 다 이뤄버리기로.   

  그래서 가장 먼저 준비했던 것은 자취였다. 중, 고등학교 내내 나의 소원이었던 혼자 살아보기, 이것부터 이루는 것이 나의 청춘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첫 시작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부모님께서는 단번에 허락해 주셨고, 별 탈 없이 나의 첫 번째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다음 목표는 연극 동아리에 들어가서 배우로 무대에 올라가기. 곧바로 중앙동아리인 ‘타박네’에 들어가 34기 기장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선배들하고 빠르게 친해지며 어렵지 않게 여름 정기 공연의 배우를 맡게 되며 9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그 뒤로도 대학교 MT, 밤새워서 술 마시기, 대학 축제 즐기기 등 한 번뿐인 나의 20살, 나의 청춘을 제대로 보내기 위한 나의 작전은 막힘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이렇게 끝났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겠지만, 청춘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취는 나에게 외로움과 향수병을 안겨줬다. 배우로서 데뷔했던 경험은 왜 더 잘하지 못했을까라는 아쉬움을 남겼고, 몇 번의 연애는 내가 꿈꿔오던 운명적인 사랑이 아니었다. 대학에서 쌓은 인간관계는 때로는 너무나도 벅차고 나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도 했다.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며 좋은 기억만 쌓으며 청춘을 제대로 즐기고 싶던 나의 작전이 단단히 실패했다고 생각하며 속상해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20살이라는 방패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기에 더욱더 성장할 수 있었고, 조금은 더 성숙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뭐, 20살만 청춘인 건 아니니까. 아직 이루고 싶은 작전들이 많이 남았으니 싹 다 수행할 것이다. 하나 더 축하할 사실은 우리 모두 곧 한 살씩 어려진다는 것! 작전명 청춘은 지금부터다. 그리고 작전 수행자는 나와 이걸 읽는 모두. 지지직,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이종현 학생
공공인재학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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