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나는 영화를 좋아하던 한 친구에게 질문을 건넸다. “이번에 디즈니 영화로 인어공주 개봉하잖아. 보러 갈 거야?” 영화 <인어공주>를 향한 논란과 우려가 컸기에 영화에 애정을 가진 이에겐 그 작품이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해서였다. 친구는 나의 물음에 보러 갈 것이라 답했다. 그리고 대답을 이어갔다. “그 작품을 비판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잘못된 관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 캐스팅에 불만이 있다면 캐스팅을 한 관계자를 비판하는 것이 옳잖아.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그 배우를 향해 인신공격하고 있을 뿐이야.”

  디즈니에서 공개한 영화 <인어공주> 예고편 영상을 보면 작품을 향한 비판 댓글들이 연이어 달려있다.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라며 배우의 직접적인 외모를 지적하는 댓글도 적지 않다. 유튜버 중 일부는 극 중 배우의 외모를 조롱하는 영상을 올리는데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풍자’를 통해 적절한 비판을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알까. 그들이 ‘인신공격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떤 논증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싶다면 그 논증의 타당성과 건전성을 따져봐야 한다. 그 판단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지면 명확한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비판하는 것이 건강한 비판적 사고에 해당할 테다. 이런 사고와 다르게 건전하지 않은, 부당한 논증을 펼치는 경우 ‘오류’라고 칭한다. 그 중 인신공격의 오류란 주장이 아닌, 사람을 문제 삼아 논박하는 오류를 가리킨다. ‘A가 말하는 주장은 잘못됐다. 왜냐하면 A는 방 안에 도태된 채 살아온 한심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같은 주장이다. 그러나 인신공격의 오류는 논리의 영역으로 분류하기엔, 비난에 가까운 비윤리적 행태에 불과하다고 느껴진다. 하나의 악플을 남기는 것과 다름없다.

  문화·연예계의 경우 사람들이 던지는 크고 작은 인신공격이 더 자주 일어난다. 유명인의 행동에서 불편함을 느낄 때 일부 대중은 그에 반박할 논리를 찾는다. 그러나 그 논리와 이성이 부족할 때 대다수는 인신공격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불특정다수가 범하는 오류에 그들은 고통에 휩싸이는 것이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 ‘인신공격’을 검색하면 그에 고통받고 대응하는 이의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희생당해야 오류 행위는 끝이 날 것인가.

  5월 말 개봉을 앞둔 영화 <인어공주>를 향해 비판과 우려는 아직 이어지고 있다. 이는 원작 작품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우려일까, ‘에리얼’ 역의 배우를 향한 공격에 불과할까. 대중의 우려와 달리 해외의 시사평은 주연 배우의 연기와 가창력에 관해 깊은 찬사를 보냈다. 대중과 평론가, 누가 옳은지 판단하는 건 그리 중요치 않을 듯하다. 다만 어릴 적 느꼈던 인어공주를 보며 느꼈던 벅차오름을 영화에서 느낄 수 있길 바랄 뿐이다. 
 

  권지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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