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학대회로 갈음한 정기 감사 
감사 실효성 관한 우려 목소리도


2022학년도 2학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중앙감사위원회(중감위) 폐지가 의결됐다. 학생사회 내에서 중감위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고 중감위원의 잦은 사퇴와 활동 중단 등의 상황이 오히려 학생사회 내 혼란을 가중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앙감사회의는 중앙감사 체제의 순기능 및 장점을 이행할 수 있는 대체제로 고안됐다. 신설된 중앙감사회의는 중감위를 대체할 만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까.
 
  정기 감사, 전·단학대회로 충분할까 
  중앙감사회의에는 총학생회장단과 단대 학생회장단, 동아리연합회장단이 참여한다. 중앙감사회의의 의장인 류동현 서울캠 총학생회장(경영학부 4)은 “중앙감사회의 신설로 이전 중감위 체제에서 발생했던 문제를 해소하고 회계의 투명성 보장과 회계 가이드라인 배포를 통해 올바른 회계 문화가 형성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3월 6일 진행된 1차 중앙감사회의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검토해봤다.
 
  ‘중앙감사회의 2023-1학기 회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회계 감사는 정기 감사와 특별 감사로 나뉜다. 정기 감사에 관해 회계 가이드라인은 ‘전학대회 또는 단대별 학생대표자회의(단학대회)에서 총학, 단대 회계 감사를 진행하기에 이를 정기 감사로 여긴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별 감사는 학부 재학생의 신고가 접수된 건에 한해 진행되며 각 단위 운영위원회(운영위)가 진행한다.
 
  전학대회·단학대회에서의 회계 보고를 정기 감사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우현경 학생(문헌정보학과 3)은 “단학대회에서 단대 학생회가 회계 결과를 설명하는 것을 정기 감사로 보기는 어렵다”며 “회계 내역에 표기 오류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감사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전했다. 김영준 학생(전자전기공학부 2)도 “회계 내역에 대한 감사는 매우 중요하다”며 “전학대회·단학대회에서 설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 과정을 보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은효 서울캠 예술대 학생회장(영화전공 2)은 “예술대 단학대회에서 학년 대표자들의 날카로운 질의를 통해 투명한 감사가 이뤄졌다”며 “예술대 단학대회를 정기 감사로 간주하더라도 공정한 감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예술대는 공정한 예산 관리를 위해 매월 결산 보고를 카페에 공고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병주 학생(기계공학부 3)은 “정기 감사가 전학대회·단학대회만으로 이뤄지더라도 특별 감사를 통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실효성·객관성에도 의견 갈려 
  1차 중앙감사회의에선 단위별 회비 결산 내역 검토도 이뤄졌다. 하지만 중앙감사회의는 각 단위에 관한 감사 권한이 없기에 각 단위 운영위에서 검토한 내용을 서로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관해 일부 학생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두진 국제물류학과 부학생회장(2학년)은 “각 운영위 간 통일된 회계 형식이 없기 때문에 검토한 내용을 공유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검토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채윤 학생(경영학부 1)은 “각 운영위 회계 내역에 대한 투명한 검토와 피드백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감사회의의 실효성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4월 6일 개정된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회칙’에 따르면 중앙감사회의와 중운위 의장은 모두 총학생회장이 맡는다. 이에 관해 다양한 학생사회의 목소리가 일었다. 김이솔 학생(기계공학부 4)은 “감사의 주체는 피감사기구로부터 독립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며 “총학생회장이 중운위 의장을 맡을 경우 객관성이 확보되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임예슬 학생(기계공학부 3)도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총학생회장이 의장을 맡을 경우 충분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우현경 학생은 “총학생회장이 의장을 맡지 않을 경우 어떤 사람을 의장으로 선출할지에 관한 문제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며 “총학생회장이 중앙감사회의의 의장이 되는 것에 찬성한다”고 전했다. 

  류동현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장이 중운위의 의장이기는 하나 객관성을 해칠 정도의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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