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대는 학내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학교기업과 생활협동조합(생협)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한 수익은 학교기업의 발전이나 학내 복지를 위해 재투자한다. 대학 발전의 선순환을 이루는 타대의 학교기업·생협 운영 사례를 살펴봤다. 


  학내 구성원이 매장의 주인 

  대학이 수익을 통해 선순환을 이루는 방식에는 중앙대가 운영하는 학교기업, 자회사 등의 형태 외에도 생협이 있다. 대학생협은 학내 구성원인 교원, 직원과 학생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결정하고 지원한다. 이를 통해 학내 구성원의 필요에 맞게 교내 시설을 운영하고 생산된 수익을 구성원에게 환원하는 것이 대학생협의 운영원리다. 생협 활동에는 ▲매장사업 ▲카페식당사업 ▲지역사회기여 등이 있다. 대학생협은 비영리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기에 매장 운영 등의 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이 학내 구성원에게 환원되는 구조다. 

 

  정선교 한국대학생협연합회 조직교육팀장은 “1980년대 생활문화 운동으로 시작한 대학생협은 올해 약 14만 명의 조합원을 지닐 만큼 성장했다”고 전했다. 생협이 있는 대학의 구성원이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출자금을 납부하고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현재 중앙대는 관련 논의가 진행된 적이 없어 생협이 없는 상황이다. 

  숭실대 생협은 다양한 방식으로 학내 구성원의 복지를 도모하고 있다. 오미혜 숭실대 생협 전략사업팀원은 “생협이 운영하는 서점, 문구점, 카페 등에서 물건을 사면 조합원 마일리지를 적립해 준다”며 “적립된 마일리지는 생협 직영 매장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부 기업과 협업하는 형태로 사업이 이뤄지기도 한다. 숭실대 생협은 2020년부터 이마트24와 협업한 대학생협 자체브랜드 쿱스켓을 운영하고 있다. 오미혜 팀원은 “타대 생협과 공동구매한 물품을 판매하는 매점을 운영했지만 품목 다양성과 운영 시간 확대, 할인이벤트에 대한 구성원들의 요구가 많아져 쿱스켓을 운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생협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조합원 문화답사, 스키캠프 등 구성원을 위한 문화복지사업으로 환원하거나 숭실대 수련원 건립 등 시설 투자를 통해 구성원 복지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숭실대 생활협동조합(생협) 매장 중 하나인 쿱스켓의 모습이다. 대학생협 자체 브랜드이지만 이마트24의 상품을 공급받는다.사진제공 숭실대 생협

  학생 스스로 결정하는 복지 

  대학생협은 생협의 사업 진행을 위한 학내구성원 의견 수렴이 이뤄진다. 정선교 팀장은 “대학생협은 조합원 맞춤 복지서비스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민주적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와 한국외대 등 다수의 대학생협 이사회에는 학생 조합원이 참여한다. 서울대 생협 관계자는 “학생 조합원이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 학생 의견이 생협 사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 생협의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김태동 한국외대 생협 기획홍보팀 대리는 “생협 매장을 이용할 때의 불편한 점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사업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이화여대·한국외대 등 여러 대학생협에는 조합원인 학생의 의견을 원활히 수렴하기 위한 조합원 대중조직인 생협 학생위원회가 있다. 오미혜 팀원은 “학생위원회는 생협 홍보활동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학생 조합원을 위한 프로젝트 및 정책 개발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생협에서 기념품 판매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 운영에 생협 학생위원회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된다. 이화여대는 학생 의견 수렴을 통해 의류·문구·가방 등 여러품목의 기념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화여대 생협 관계자는 “기념품 전담 디자이너가 따로 있을 뿐만 아니라 생협 학생위원회를 비롯해 기념품 제작에 관심이 많은 학생의 의견을 반영해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와 학원 등에서도 단체주문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학생이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하기도 

  학생이 학교 기업 운영에 깊이 참여해 학생 취업에 도움을 얻고 수익 재투자로 선순환을 이루는 학교 기업도 있다. 숙명여대 학교기업 ‘숙명아이’는 디자인전공 학생에게 특화된 창업교육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설립됐다. 김경아 숙명아이 대표(숙명여대 공예과 교수)는 설립계기에 관해 “인턴활동과 현장 실습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자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숙명아이는 숙명여대 학생이 디자인 기획, 시장검증, 사업계획서 작성, 시제품 개발 계획 등 전 과정에 참여한다. 김경아 대표는 “디자인 전공에서 배우는 모든 활동을 실습할 수 있어 숙명아이에서 인턴활동을 한 학생의 취업률이 높다”며 “기념품 판매 수익금은 신제품 제작 등을 위해 숙명아이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숙명여대 학교기업 숙명아이는 오프라인으로 학교 기념품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사진제공 숙명아이

  근무 학생이 제품기획부터 홍보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숙명아이는 기념품 품목 선정 및 사업 진행에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노력한다. 김경아 대표는 “지난해 2학기 기념품 품목 선정을 위해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며 “학생들의 요구를 수렴한 후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념품 품목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숙명아이 기념품은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판매된다. 김경아 대표는 “자식을 둔 부모님부터 해외에 거주하는 졸업생, 숙명여대에 입학하고 싶은 입시생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생겼다”고 전했다. 

  학교기업부터 자회사와 생협까지 단순 수익을 넘어 학교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중앙대도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더 다양한 형태의 선순환 실천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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