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숙 교수는 “돌봄의 방식을 고민할 수 있는 장을 간호과학연구소에서 열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손희숙 교수는 “돌봄의 방식을 고민할 수 있는 장을 간호과학연구소에서 열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 ~2070」에 따르면 2070년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약 91.2세에 달할 예정이다. 기대수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재 간호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중앙대에는 의료와 돌봄의 중심에서 모든 이를 보살피는 간호를 연구하는 곳이 있다. 손희숙 교수(간호학과)를 만나 연구소를 톺아봤다.

  -간호과학연구소가 궁금하다.
  “간호과학연구소는 1996년 ▲만성질환자 간호 ▲여성·청소년·노인 건강 증진 ▲지역사회 간호 이론 및 정책 수립이라는 취지로 설립됐습니다. 설립 이래로 현재까지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간호학문의 발전을 위한 연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학문적 연구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학자적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대학원생 및 학부 연구 지원 ▲산학협력 기반의 근거 중심 연구 ▲대내외 협력기관과 폭넓은 교류를 통한 연구 및 교육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와 교류도 한다고.
  “중앙대병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등 다양한 임상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교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앙대병원에서는 매년 학술대회를 진행하는데 우리 연구소 교수님들이 연구 자문 등을 하고 있고, 서울아산병원과는 MOU를 맺어 임상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죠. 임상의학에 종사하는 간호사들의 연구 설계를 돕다 보면 그 과정에서 저도 많이 배우게 돼요. 30년 가량 임상에서 떠나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부분이 많거든요. 교류를 통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간호과학연구소는 매년 학술대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간호학과 4학년 학생들은 강의에서 진행한 연구 내용을 바탕으로 포스터를 만들어 학술대회에서 전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300여명의 포스터를 복도에 전시하기도 했죠. 당시 학술대회에 오신 외국 연구자분들이 포스터를 보시곤 매우 인상적이라며 극찬을 하시기도 했는데요. 학부생이 연구를 설계하고 포스터까지 완성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거든요. 대학원생도 아니고 학부생이 이런 포스터를 만든 거냐며 감탄하시던 게 기억에 남네요.”

  -올해 진행할 학술대회의 주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3년간 AI 기술 이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대면 중심으로 이뤄지던 기존 돌봄 스펙트럼은 점차 확장됐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온 경제·사회적 취약계층의 돌봄의 간격은 더욱 심각해졌죠. 지금은 그동안 우리가 면밀히 살피지 못했던 돌봄의 형평성 문제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놓친 것들: 건강 형평성을 위한 재고’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진행해 볼까 합니다.”

  -왜 간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나.
  “간호학의 본질은 ‘돌봄’입니다. 간호학은 의료와 돌봄의 중심에 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죠. 사람은 누구나 예외 없이 병들고 아프게 됩니다. 이 사실은 절대 명제죠. 다르게 표현하면 사람은 누구나 죽기 전까지 간호사의 돌봄, 병원의 돌봄, 가족의 돌봄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초고령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죽기까지의 시간이 엄청나게 길어졌는데요. 요즘은 100세를 살면서 한 두가지 만성질병을 달고 사는 시대잖아요. 이 때문에 돌봄과 간호학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죠.”

  -간호학 연구에 필요한 자질은.
  “다학제간 융합은 성공적인 연구를 위한 매우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자기 분야만 안다고 해서 또는 자기만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연구를 할 수 없어요.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간호법 제정에 관해서도 간호사를 포함한 많은 이해집단 간의 이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궁극적으로는 모두가 건강하고 존엄한 삶을 살도록 돕는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을 테죠. 그 때문에 간호학을 연구하기 위해선 다양한 집단의 의견을 파악하고 이를 큰 틀에서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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