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찬열 교수는 교양학이 체계를 갖추기 위해 학문적 연구와 제도적 인준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류찬열 교수는 교양학이 체계를 갖추기 위해 학문적 연구와 제도적 인준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교양의 사전적 정의는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다. 하지만 교양의 함의를 단순히 품위나 지식으로 단정지을 수 있을까. 중앙대에는 교양의 사전적 정의를 넘어 가치 있는 삶을 사는 방법으로서의 교양을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 류찬열 교수(교양대학)를 만나 연구소를 톺아봤다.

  -다빈치미래교양연구소가 궁금하다.
  “다빈치미래교양연구소는 2009년 교양교육연구소로 출범해 2015년 명칭을 변경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습니다. 당시 연구소는 단순한 명칭 변경 수준을 넘어서 근본적인 개혁을 시도하고자 했죠. 그리하여 ‘교양학 전문 연구 기관’이라는 연구소 설립 목적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교양학 이론의 정립 ▲교양학 담론의 확산 ▲ 교양학에 기반한 교양교육의 현장 적용이라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현재 우리 연구소는 KCI 등재 학술지인 『교양학 연구』를 중심으로 교양학 이론과 담론을 구축하고 이에 기반한 교양교육을 연구하는 작지만 강한 연구소입니다.”

  -교양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교양이란 사회적 분별력이라고 생각해요. 풀어 말하면 옳은 일과 그른 일을 분별 하고 더 나아가 옳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실천하는 능력이죠. 대학 전공과목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면 대학 교양 과목을 통해선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잘살다’와 ‘잘 살다’의 차이로 자주 설명 하는데요. 아시다시피 ‘잘살다’는 ‘부유하게 살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그러나 ‘잘 살다’는 ‘가치있게 살다’라는 의미를 지니죠. 우리 삶의 목적은 후자에 있습니다. 잘 살기 위해서는 교양이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의미에서 대학 교양교육은 지식과 실천을 매개하고 통합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양학의 범위가 아직 추상적이라고.
  “우리 연구소가 ‘교양학 전문 연구소’를 표방하는 이유는 연구소원들의 두 가지 문제의식 덕분입니다. 하나는 교양교육 관련 학술 활동이 교육에만 치우쳐 교육의 근본이 되는 교양의 가치나 의의에 관한 근원적인 연구에 다소 소홀했다는 반성이고, 다른 하나는 교양교육 담당자들이 자신의 전공 연구와 교양교육 연구를 분리하고 있다는 성찰이죠. 교양교육을 전공교육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보거나 인문학의 쉬운 버전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이러한 성찰을 토대로 우리 연구소원들은 교양교육 담당자로서의 학문적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교양학’이라는 독자적 학문 체계를 수립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데에 합의했습니다. 교양학의 연구 분야는 대학의 교양교육이고 연구목적은 더 나은 교양교육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현재 교양학 분야의 뜨거운 감자는.
  “아무래도 생성형 AI와 관련한 주제가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의 과제와 시험에서 생성형 AI를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관심사가 되고 있죠. 교양교육에의 과학기술 활용은 더는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이 주제는 긴급하고 긴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지난 4월 22일 ‘에듀테크, 디지털 리터러시 그리고 대학 교양교육’을 주제로 숙명여대 교양교육연구소와 학술대회를 진행 한 바가 있습니다. 교양교육이 기술의 변화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수준을 넘어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자는 것이 목적이었죠. 생성형 AI에 관한 학술대회 또한 10월 중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연구소의 비전이 궁금하다.
  “우리 연구소는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구소 이름으로 참여하는 대형 연구사업은 수주하지 못했죠. 그래서 교양학을 기반으로 연구와 교육을 효과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의제를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교양교육 방법을 제안하는 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가 사업 수주로 현실화된다면 우리 연구소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양대학은 구성원이 다양하잖아요. 융합적이고 통섭적인 연구를 하기가 굉장히 좋은 환경이죠.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믿어요. 연구소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우리 연구소의 자랑이고 자산이죠.”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