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마지막 칼럼이다. 정기자 시절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36번의 발행도 곧 끝난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기자라는 직업이 멋져서, 같은 꿈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다양한 이유가 떠다니던 와중 “중대신문 지원해 봐”라고 말한 한 친구 덕분에(?) 여기까지 와버렸다.

  중대신문에서 차장쯤 된 사람들은 으레 “임기만료하면 이쪽으론 쳐다도 안 볼 것이다”, “오줌도 신문사 방향으론 안 싼다” 같은 말을 하곤 한다. 나름의 애증이 담긴 말이다. 지나고 나면 다 추억이라 했던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밤을 지새우면서 하루하루 늙어가던 사람들이 임기만료하면 웃으며 신문사를 찾아오곤 한다.

  아직 추억까진 모르겠지만 분명 하루하루 힘들다고 느꼈던 과거의 나를 돌이켜보면 그냥저냥 평범했다. 매주 하던 일이 쉬웠던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2학년을 힘들게 보낸 것은 분명 맞을 테지만 지나고 나니 남들과 별다를 게 없는 느낌이다. 내 앞에 모든 사람이 그랬듯 나도 웃으며 고생했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고생한 이유’에 대한 답은 찾고 싶었다. 정기자 시절 특히 그런 생각이 강했다. 지면 하단 구석에 적힐 기사를 위해 내가 이 정도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할까? 아무래도 등가교환은 아닌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났을 때 고생한 모든 게 추억으로 치부되는 것 이상의 이유를 찾고 싶었다.

  결국은 기사가 줄 수 있는 영향력이었다. 사회부 차장 시절 임대차 계약의 주의점과 전세사기 예방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며 부동산 20여 곳을 돌아다녔다. 체력적으로도 벅찼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하지만 발행 다음 호 독자 기고란에 사회부 기획이 실제 집을 구하는 학생에게 많은 정보를 주고 도전적인 대학언론의 정신을 보여준다는 요지의 글이 담겼다. 내가 쏟은 시간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부장이 된 요즘 정기자, 차장 시절보다 다른 부서의 기사 기획과 취재 배경을 많이 들을 수밖에 없어 자연히 기사가 주는 선한 영향력을 더욱 체감하고 있다. 교내 그래피티가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기사를 인용해 학생들에게 주의 공지를 보낸 이야기나 취재를 시작한 뒤 개인정보 문제를 수정한 이야기, 취재 당시 확정된 방안은 없다고 한 천원의 아침밥이 보도 이후 사업이 시행되기 시작한 이야기처럼 말이다. 이러한 비하인드를 아무도 모를지라도 우리가 이뤄낸 변화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느꼈다.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중대신문에서 있으며 작성했던 기사들도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남은 3번의 발행도 하루하루 힘들고 지치겠지만 지난 기사들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다.

조현덕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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