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특별시(서울시)는 서울퀴어문화축제(퀴어축제)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제외하면 처음 있는 일이다. 다수의 시민은 서울시의 결정을 두둔하며 성소수자와 퀴어축제에 대한 혐오를 거침없이 발화했다.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정신병자’,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릴 때’와 같은 혐오 발언이 낭자했다.

  사회심리학자 고든 올포트에 따르면 편견은 잘못된 일반화와 근거 없는 적개심에서 비롯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은 차별과 혐오로 비화해 끝없이 이어진다. 혐오주의자들은 성소수자 존재를 부정하는 이유로 성적 도덕관념 위배, 감염병 확산 등을 늘어놓는다. 혐오의 논리가 비과학적이며 잘못 일반화됐다고 지적하면 이들은 자신의 적개심에 근거가 있음을 증명하려 또 다른 꼬투리를 찾아 나선다.

  ‘악의 없는’ 차별주의자들은 자신은 성소수자를 존중하지만 성소수자를 불편해하는 이들이 있으니 성소수자임을 밝히면 안 된다거나 퀴어축제를 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자칫 민주적이고 배려심 넘쳐 보이지만, 이는 성소수자의 가시화를 저해하려는 시도일 뿐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선 성소수자가 가시화되고 관련 논의가 표면에 드러나야 한다. ‘굳이’ 성소수자임을 밝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공식적으로 삭제한 1990년 5월 17일로부터 33년이 흘렀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 권리가 아니다. 세상에 틀린 빛깔은 없다. 언제쯤 무지개의 모든 빛깔이 편견을 벗고 차별과 혐오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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