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공상 과학 소설가 클라크는 최초로 ‘지구촌’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지구를 하나의 마을과 같은 생활 장소로서 사람들 모두 서로를 알게 되고 모든 정보의 혜택을 누리게 되는 사회로 일컫는 말입니다.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입니다. 다양한 민족·문화권의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공존하는 다문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로 지정됐죠. 중앙대에도 다양한 삶의 배경을 가진 이들이 있는데요. 이웃 주민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서로 타자화하지 않는 지구촌이 되길 바라며 교환학생과 유학생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글·사진 정해균·정다연 기자 sun_virus02@cauon.net

 

지나가는 이에게 말 걸어봐요
두이나 빌야마 학생(경영학부 2)

사진 정다연 기자
사진 정다연 기자

 

  -안녕하CAU! 어디에서 오셨나요?
  “반갑습니다. 전 유럽 한가운데 있는 스위스에서 왔어요. 스위스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많아요. 제가 스위스에서 학교 다닐 때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있었죠.”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4, 5년 전쯤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봤고 BTS도 좋아했거든요. 그 이후에 해외에 갈 기회가 생겼는데 유럽과 미국에는 머물고 싶지 않았죠. 아시아에 방문한 경험도 없었고 한국 드라마도 즐겨봤기 때문에 한국에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교환학교를 찾아볼 때 학교 근처에 한강이 있길 바랐고 서울 중심부면서도 자연경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중앙대가 이 조건에 부합했죠. 또 중앙대에 대한 평가가 좋더라고요. 한국으로 유학을 오기 전 한국 문화에 관한 책을 구매해서 서양인들이 한국에 방문했을 때 주로 범하는 실수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은 어떤가요?
  “공부를 굉장히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밤늦게 귀가한 날이 있었는데요. 새벽 2시까지 한국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었죠. 좋은 성적과 직장을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듯했습니다. 스위스에서는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하진 않는 것 같아요.”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한국문화는.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문화입니다. 기자님도 카페에 갔을 때 모르는 사람에게 ‘당신 셔츠가 맘에 들어요!’라고 말하지 않잖아요. 일행인 사람들끼리만 대화하는 게 조금 슬펐죠. 그리고 식사에서 채소와 과일 비중이 적은 것 같아요. 채소와 과일이 가득한 샐러드가 정말 그립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인은 누구인가요?
  “중앙대 국제학생대사 글램(GLAM) 친구들이 저를 많이 도와줬어요. 그 중 민주라는 친구는 제 고향에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했죠. 수빈이라는 친구와는 함께 저녁을 먹고 그녀의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에도 참석했었습니다. 정말 행복했죠."

 

따스한 관계가 세상을 뒤덮을 때
맥기니스 하비 학생(글로벌금융전공 2)

사진 봉정현 기자
사진 봉정현 기자

  -안녕하CAU! 뭐 하고 있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에서 온 맥기니스입니다. 미국에서 조지타운 대학을 다니다가 중앙대에 교환학생으로 왔어요. 저는 지금 기숙사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있었습니다. 일주일에 6번의 운동으로 구성된 저만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동하고 있죠. 기숙사 헬스장은 작지만 제 프로그램에 필요한 모든 기구를 다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유학 생활 중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시험 기간이 힘들었어요. 제겐 새로운 도전과도 같았죠.(웃음) 한국 학생 대부분 가능한 한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경쟁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중앙대에 오게 된 계기는.
  “미국 동해안에 사는 학생 대부분은 유럽으로 유학 갑니다. 친구들이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걸많이 지켜봤죠. 저는 동아시아 문화의 아름다움에 빠져 동아시아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학교 중 중앙대가 가장 유명한 대학이었기에 중앙대에 오게 됐습니다. 서울에 살 수 있다는 것도 좋았죠.”

  -한국의 어떤 점을 가장 좋아하는가.
  “저는 한국 음식을 가장 좋아합니다. 특히 떡볶이, 찜닭, 김치찌개, 치킨 등을 좋아하죠. 사실 처음 한국 음식을 접할 땐 매운맛에 대한 걱정이 앞섰는데요. 제가 먹어본 한국 음식은 전부 맛있었습니다. 아마 고향에 돌아가서도 한국 식당을 찾게 될 것 같아요.(웃음)”

  -한국인들이 오해하는 미국의 모습이 있다면.
  “한국인과 대화를 나눠보면 한국인에게 미국은 인기 있는 여행지인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인들은 미국의 인종차별을 두려워하는 것 같았습니다. 언론에서 미국을 인종차별이 심한 나라로 묘사하는 것 같아요. 보통의 미국인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닌데 말이죠. 다른 어떤 나라도 미국만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종이 모여 살진 않습니다. 대다수의 미국인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인종차별은 분명 없어져야 해요. 저와 제가 사귄 한국 친구들 사이의 따뜻한 관계는 모든 세계인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는 증거죠.”
 

절대 한 손으로 물건을 받아선 안 돼!
사이마스 클리오스토라티스 학생(물리학과 2)

사진 정다연 기자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이마스라고 합니다. 리투아니아 출신이에요. 저는 삶의 끊임없는 변화를 사랑합니다. 매일 다르게 살려고 노력하죠. 스포츠를 즐겨 하고 그중에서도 배드민턴을 가장 좋아해요!”

  -리투아니아의 문화를 소개해주세요.
  “리투아니아인은 민족적으로 발트족입니다. 다른 발트해 국가는 라트비아뿐이죠. 그래서 독특한 문화를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리투아니아의 음식은 매우 유럽적이에요. 맵지 않죠. 밥 대신 감자가 듬뿍 들어가 있습니다. 리투아니아는 ‘Vilnius 국제 영화제’도 매년 개최합니다. 꽤 큰 규모의 영화제죠.”

  -한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왜 아시아의 경제가 그토록 빠르게 성장했는지 늘 궁금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의 경제 성장이 궁금했습니다. 무엇이 리투아니아와 그렇게 다른지,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한국인들은 정말 일을 많이 하는지 궁금해서 한국에 오게 됐어요.”

  -한국에 오기 전에 어떤 준비를 했나.
  “저는 거의 준비를 하지 않았어요. ‘대한민국에서 하지 말아야 할 10가지’라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게 전부죠. 물건을 받을 때 한 손으로 받지 말라는 등의 내용이 나와 있었습니다. 저에겐 좀 어색한 문화였죠. 지금은 그 영상이라도 봐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웃음)”

  -한국과 리투아니아의 수업은 어떻게 다른지.
  “수업을 들을 때 강의실의 모든 사람이 태블릿PC나 노트북을 사용하더라고요. 리투아니아는 여전히 공책을 펼쳐 수업을 듣고 펜으로 필기하는 것에 익숙해요.(웃음)”

  -한국의 술 문화를 경험해봤나.
  “네! 한국의 술 문화는 최고예요. 특히 홍대의 술 문화가 제일이죠.(웃음) 한국 사람들을 정말 아침까지 즐겁게 놀 줄 아는 것 같습니다. 클럽에서 이렇게 재밌게 놀아본 적이 없어요. 가격까지 굉장히 저렴하니 음주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케이팝을 번역하는 그날까지
니시카와 칸나 학생(사회학과 1)

사진 정해균 기자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본에서 온 니시카와 칸나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유학 와서 첫 학기를 보내고 있어요.”

  -한국에 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케이팝 가수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한글 공부를 시작했어요. 한글을 공부하다 보니 스스로 흥미롭게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느 날 레드벨벳의 콘서트에 간 적이 있는데요. 그 콘서트에 한국어를 일본어로 번역해주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너무 멋있어서 저도 번역가가 되고 싶었죠.
  이후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대마도고등학교 국제교류학과에 진학했어요. 대마도고등학교는 한국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 중에서도 유명한 곳이죠. 대마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앙대에 입학했습니다.”

  -중앙대 진학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한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3년 동안 그 시험을 준비했죠. 매일한 시간씩 한국어 수업이 있었는데 그 시간에 한국어 문제를 열심히 풀었던 것 같습니다.”

  -첫 학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한국엔 열심히 공부하는 문화가 있잖아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수능을 열심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간고사 기간이었는데요. 그때 확실히 한국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한다는 걸 체감했죠. 일본은 대학을 24시간 동안 개방하지 않고 중간고사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 수업이 어렵진 않나.
  “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 수업을 들었지만 확실히 한국에서 듣는 수업은 훨씬 어려워요. 교수님의 말이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 수업을 녹음해도 너무 빨라서 다시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죠.”

  -MT도 참여했다고.
  “한국인 친구가 많지 않아서 더욱 친해지고 싶었습니다. MT에 가면 다들 술을 마시잖아요. 그때 술을 마시니까 한국인 친구들이 이야기를 많이 걸어줬어요. 그때 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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