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의 노래 <Ditto> 뮤비를 보셨나요? 노래 자체도 화제지만 그중 옛날 캠코더로 찍은 듯한 영상이 화제입니다. 이처럼 최근 우리는 레트로함에 푹 빠져있습니다. 이는 음악계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닙니다. 최근 패션계에선 ‘Y2K’라는 키워드와 함께 2000년대 초반, 레트로한 모습을 본뜬 옷과 액세서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업계에서도 최근 필름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 전문 사진사도 생겨나고, 필름 값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매우 비싸지고 있습니다. 필름 카메라의 중고 거래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죠. 이처럼 최근 우리는 옛날다운 모습에 열광합니다. 정작 세상은 챗GPT(ChatGPT)를 필두로 한 인공지능과 자동화에 큰 변화를 겪고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갑자기 왜 이런 옛날다운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일까요?

  제 취미는 사진 찍기입니다. 그중 최근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여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사실 현시점에서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카메라보다 나은 점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카메라 회사는 필름 카메라 생산을 중단한 지 오래고, 세계 최대의 필름 제조업체였던 코닥 역시 점차 필름의 생산량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사용 편의성과 속도에서도 디지털카메라가 크게 우세합니다. 

  그런데도 왜 필름 카메라를 쓰냐고요? 모든 걸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데서 오는 조작의 재미도 있지만, 필름 카메라를 즐기는 진짜 이유는 바로 느리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수동으로 설정해 줘야만 하고, 필름도 다 쓰면 다시 넣어줘야 하고, 사진을 다 찍더라도 인화하기 전까지는 결과물을 확인할 수도 없지만 여기서 오는 느림의 매력이 있습니다. 내가 모든 것을 조작하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점과 사람을 로봇과 기계로 대체하고 피로할 정도로 빨라진 현대 사회 속에서 나름의 여유를 찾게 되는 점에서 오는 느림의 매력은 정말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필름의 또 다른 매력 중 하나는 완벽하지 않은 사진도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과 기계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벽이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다만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모릅니다. 이 사진이 내 예상보다 밝을지, 어두울지, 아니면 사진이 흔들렸을지 모르지만, 인화하기 전의 두근거림을 생각하면 매력처럼 다가옵니다. 감성과 낭만이 있죠!

  다른 사람들도 이런 매력에 푹 빠져 옛날다움을 좋아하지 않나 싶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고 번거로운 방법을 선택하더라도, 결과물에서 약간의 손해를 볼지 몰라도, 느림이 주는 재미가 있기 때문 아닐까요. 어떤 매체든지 좋습니다. 한 번 매력을 경험해 보세요! 옛날다운, 레트로함을 잘 즐기고 느낄 수만 있다면 여러분도 느림과 불완벽의 매력에 반드시 푹 빠질 테니 말입니다.

 

마재현 학생
영어영문학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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