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ChatGPT), Bard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AI)이 우리의 삶에 깊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같은 인공지능은 지금과는 또 다른 차원의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니 교육의 기본가치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GPT-5와 같은 초거대 모델로 확장되고 양자컴퓨터까지 보편화되면 인공지능의 존재는 현재 우리가 예측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상상 불가의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한다.

  내가 대학 교육을 받던 게 대략 30년 전인데, 40~50대가 되면 나는 어떤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곤 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장기적으로 10년 후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또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단기부터 장기까지 구체적인 목표가 자연스레 생기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했던 것이 바로 미래 내 분야에서 어떤 것이 핵심 가치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 나의 예상은 그리 틀리지 않아 지금 그 분야에서 전문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30년 전 내가 지났던 길을 가고 있는 현재의 대학생들은 어떻게 미래를 그리고 있을까? 인공지능은 어느 영역까지 나를 대체할 수 있을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많이 고민할 것으로 생각된다. 안타깝게도 현재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는 대부분 분야는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4년 뒤, 10년 뒤 달성하고자 하는 꿈이 앞으로는 무의미한 상상이 될까? 그러면 우리의 존재가치는 없어질까?

  내가 전공하고 있는 도시계획은 시대 불변의 정답을 찾는 학문이 아닌 시대적 상황에 적합한 대안을 찾는 학문이다. 재정 효율성 측면에서만 보면 부정적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정책도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효용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될 수 있다. 

  그러면 누구를 어떻게 얼마나 지원해야 할까? 미래의 인공지능은 아마도 훌륭한 답변을 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사람 대신 대화형 AI가 정책 전문가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답변이 정답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공성 있는 정책은 사람을 위한 일이고 모든 사람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화형 AI가 앞으로 많은 영역을 대체한다고 해도 사람의 마음을 읽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일은 필요할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람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전문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가 되었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며, 그 과정에서 사람을 위한 깊이 있는 결정은 전문가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문성은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과실일 것이다. 이것이 4년 뒤, 10년 뒤, 30년 뒤 여러분이 미래를 계획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원석 교수
도시계획·부동산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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