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2669명, 다빈치캠 1944명 수용 규모의 생활관에는 학생들의 생활을 위한 다양한 시설과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생활관을 이용하는 관생들이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다.

생활관 학생 만족도는

  중대신문은 3일부터 7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양캠 생활관 만족도 설문조사를 시행했으며 136명이 참여했다. 생활관 시설 및 각종 인프라에 만족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서울캠 관생 중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를 선택한 학생은 약 51.6%였으며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를 선택한 학생은 총 약 29.7%로 나타났다. 다빈치캠 학생의 경우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 응답 비율 합은 약 16.7%로 집계됐다.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지 않다’에 응답한 학생은 약 65.3%로 생활관 시설 및 인프라에 만족하는 학생보다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의 비율이 더 높았다.
 

  서울캠 생활관생이 가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항목은 내부 시설(약 20.3%)과 편의시설( 약 18.8%)로 나타났다. 이 밖에 개방 시간(약 14.1%), 신청 시스템(약 14.1%), 식당(약 12.5%) 등이 추가로 언급됐다. 다빈치캠 생활관의 경우 약 61.1%의 응답자가 내부 시설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밖에 편의 시설(약 18.1%), 개방 시간(약 6.9%), 외부 시설(약 5.6%), 식당(약 4.2%) 순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양캠 생활관생은 공통적으로 생활관 내부 시설이 가장 개선이 시급한 항목이라고 응답했다. 서울캠 생활관생 유승빈 학생(도시시스템공학전공 3)은 “무선 네트워크가 잘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다빈치캠 생활관에 거주하는 안서진 학생(서양화전공 4)은 “매트리스가 많이 딱딱해 불편함이 있다”며 “커버만이라도 교체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환 학생(사진전공 2)은 “침대·책상·옷장·선반 등 가구가 너무 낡아 옷장 문이 잘 여닫히지 않고 소음이 생겨 불편하다”고 말했다. 샤워 시설에 관해 “공용샤워실 중 몇몇 부스에는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거나 수압이 너무 낮아 샤워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어떤 개선 진행되고 있나

  양캠 생활관 시설 개선은 어떻게 진전되고 있을까. 서울캠 총학생회(총학) ‘그린’은 2월 24일 1차 ‘총학-생활관 간담회’를 진행했다. 서예나 서울캠 부총학생회장(전자전기공학부 4)은 “가장 많은 요청이 있었던 것은 건조기 증설”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결과 개선이 이루어진 사항은 ▲건조기 추가 설치 ▲흉부 X-ray 서류 유효 기간 연장 ▲생활관과 관생 간 소통 활성화다.
 

  다빈치캠 총학 ‘혜윰’은 출마 당시 생활관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생활관 회칙 논의 창구 개설 공약에 관해 김세실 다빈치캠 총학생회장(문예창작전공 4)은 “확대운영위원회와 전학대회에서 생활관 관련 학생대표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충 방역의 경우 생활관으로부터 가용 예산 안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달받았다”며 “5월경 진행 현황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호실별 문 개선도 진행 중이다. 김세실 총학생회장은 “1월에 교학처장과 논의한 바 있다”며 “긍정적으로 검토해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산·공간 문제로 논의는 도돌이표

  양캠 총학의 노력에도 기숙사 시설 문제는 여전하다. 특히 다빈치캠 생활관은 서울캠 생활관보다 빨리 지어져 시설 문제가 더욱 대두된다. 서울캠 308관(블루미르홀)·309관(블루미르홀) 생활관은 각각 2010년·2015년 완공했다. 다빈치캠 생활관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703관(예지3동)은 2004년 개관했다.
 

  이에 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다빈치캠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7월 25일 대학본부와 제64대 다빈치캠 ‘라이트’ 총학은 다빈치캠 생활관과 생활관 시설 개선에 관한 회의를 진행했다. 당시 세탁기·건조기·냉장고·냉동고·샤워 시설 증설과 가구 교체 등 시설 증설 및 교체에 관한 요구는 예산 및 공간 부족 문제로 대부분 수용되지 못했다.
 

  예산 문제에 관해 장지훈 다빈치캠 생활관 차장은 “관비가 인상돼야 시설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가구를 순차적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20~30억원의 총 예산을 몇 년에 나누어서 수급하고 집행할 것이냐는 문제에 봉착한다”고 전했다. 이어 “1개 동씩 교체하더라도 인상액은 매년 4억원 수준인데 연간 관생이 4000명 들어온다고 가정해도 관생 1인당 10만원의 관비가 인상된다”고 덧붙였다.
 

  대학정보공시에 의하면 2021년 기준 다빈치캠 생활관의 수익 대비 인건비는 약 25.2%로 약 12.9%인 서울캠 생활관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장지훈 차장은 “청소 환경원 포함 32명의 관리인이 근무하던 것을 26명까지 줄였다”며 “인력을 더 줄이면 학생들의 서비스가 굉장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생활관은 수익을 내는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관비를 인건비나 시설비에 그대로 투자한다”며 “예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은 관비 인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캠 생활관은 인건비, 위탁관리비, 공공요금 및 제세 등으로 생활관 운영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관비 인상에 관해 박정환 학생은 “시설 개선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얼마든지 관비를 더 지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서진 학생 역시 “현재 관비도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활관 시설이 개선될 수 있다면 관비 인상은 감안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관비 사용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은성 학생(영어영문학과 2)은 “청소 등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음에도 관비를 인상해야만 시설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에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비나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훈 차장은 “공간 부족 문제는 건물을 신축하지 않는 이상 해결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세탁기와 건조기 증설에 관해 장지훈 차장은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업체 측은 수입 증가를 위해 증설을 원하지만 생활관 공간 부족으로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샤워시설 냉장고·냉동고 증설 역시 설치 공간 부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생활관·관생 간 소통창구는

  소통 창구의 문제는 없을까. 양캠 생활관은 주로 개인별 소통을 진행한다. 양캠 생활관 홈페이지에서 생활관과의 질의응답과 수리 및 보수 요청이 가능하다. 서울캠은 각 층마다 배정된 층장에게 비상 연락망을 통해 연락하거나 호실 생활 점검 시간에 층장을 직접 만나 건의할 수 있다. 장지훈 차장은 “현재 개인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온라인 홈페이지를 이용하거나 각 동별 사감에게 건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현재 소통 체계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정환 학생은 “룸메이트 문제 등은 현재 소통창구를 통해 충분히 조율되지만 시설 개선이나 편의 문제에 관한 건의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온다”고 말했다. 이은성 학생은 “고등학교 때 기숙사 담당자·선생님과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달리 현재는 생활관 관련 문제점을 알리는 데 불편함이 있다”고 답했다.
 

  생활관 차원의 만족도 조사는 다빈치캠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다빈치캠 생활관은 매 학기 모든 생활관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다. 다만 서울캠 생활관 측에서는 관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양캠 총학은 생활관과 관생 간 소통 창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생활관과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는 부족하다. 타대 기숙사는 다양한 소통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덕성여대 기숙사는 매 학기 ‘기숙사 조장 간담회’를 실시 하고 있다. 기숙사 조장 간담회는 기숙사 관장, 기숙사 전 직원, 그리고 약 10명씩 구성된 기숙사 조의 조장이 한자리에 모여 각 조의 건의 사항을 논의하는 자리다. 덕성여대 기숙사 관계자는 “조장이 취합해 온 의견을 간담회에서 직접 듣다 보니 학생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불만 사항을 민원처럼 사무실에 전화해 전달하는 방식보다 대표자를 통해 전달하는 것을 학생들이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학내 구성원은 생활관 행정 직원과 생활관 관생 간 간담회에 긍정적이다. 서예나 부총학생회장은 “실거주자인 학생과 실무진인 생활관 담당자, 그리고 행정 부분을 담당하는 대학본부가 참여한다면 여러 사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간담회 필요성에 공감했다.
 

  학기 초 층별 멘토와 관생 간 간담회를 통해 건의 사항을 생활관에 쉽게 전달하는 환경을 만드는 사례도 있다. 경희대 제2기숙사는 학기 초 층별 간담회에서 ▲담당층 멘토와의 인사 ▲문의·민원 등의 방법 안내 ▲민원 수용 및 애로사항 청취 등을 실시한다. 박근영 경희대 제2기숙사 주임은 “단체 카톡방을 통한 문의를 어려워하는 사생을 위해 사생들이 더 편하게 생활 멘토에게 문제 사항을 말할 수 있도록 간담회를 실시했다”며 “학기 말에 설문조사를 통해 개선사항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활관과 관생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양캠 생활관과 총학은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장지훈 차장은 “다빈치캠 생활관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생활관 차원의 간담회를 진행했다”며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관생과의 간담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양캠 총학은 생활관 관련 논의의 참여 주체가 확대될 수 있도록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서예나 부총학생회장은 “생활관 상시 소통함을 시작으로 2개월 주기 생활관·총학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생활관과 관생이 직접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김세실 총학생회장은 “관생들의 수요를 조사해 간담회를 시행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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