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캠퍼스를 거닐어 본 적 있으신가요? 해가 지고 수업이 끝난 후에도 캠퍼스는 환하게 빛납니다. 중앙대를 환하게 밝히는 건 전등과 가로등뿐만이 아닐 겁니다. 늦은 밤까지 캠퍼스에 남아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고 있는 중앙인의 열정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기 때문이죠. 빛을 따라간 곳에서 세상을 빛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안녕하cau! 늦은 시간 뭐 하고 계시는가요? 글 정해균·정다연 기자 sun_virus02@cauon.net
 

꿈을 조각하는 이들
김민지 학생(조소전공 3), 정서영 학생(조소전공 3)

사진 봉정현 기자
사진 봉정현 기자

  -안녕하CAU! 뭐 하고 계셨나요?
  서영: “수업이 끝나고 개인적으로 작업해가야 할 게 있어요. 돌 깎는 것을 배우는 수업인데 더 편하게 깎기 위해 모형 위에 선을 그려서 보기 쉽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민지: “돌을 깎기 전 하나의 예비 모형을 만드는데요. 그 모형에 선을 그리고 선에 맞지 않는 부분을 쳐내며 작업 준비를 합니다. 예비 선을 그리는 거라고 보시면 돼요.”

  -팀프로젝트를 하는 건지.
  민지: “팀프로젝트는 아니고 개인작업입니다. 하지만 서로 도와주면서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같이 하고 있어요.”
  서영: “조소과는 안전을 위해서도 수평과 수직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레이저는 ‘수평계’라고 하는 건데 한 명이 수평계로 수직과 수평을 잡아 주면 한 명이 모형 위에 그리는 겁니다.”

  -늦은 시간 야간작업 중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민지: “제 생일에 있었던 일이 기억납니다. 다음날 있을 전시회에 제출할 작품을 완성하지 못해 늦은 시간까지 전시회 작품을 준비하고 있던 날이었는데요. 자정을 넘겨 제 생일이 됐는데도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죠. 그때 한 선배가 오셔서 ‘생일 축하해’ 한 마디를 건네고 가셨습니다. 감동의 눈물을 흘릴 뻔해서 기억에 남아요.”
  서영: “조소과에 귀신이 산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단발머리 귀신이죠.(웃음) 석조장이라는 곳에 자주 출몰하는 귀신인데요. 귀신을 목격했다기엔 모호하지만 저도 신기한 경험을 한 적 있어요. 하루는 밤늦게 작업하고 있었는데 한 기둥으로 어떤 물체가 지나가는 거예요. 하지만 기둥을 지나고 난 뒤로는 그 물체가 안 보였습니다. 단발머리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민지: “항상 저희끼리 하는 말이 있는데요. 일이 너무 안 풀리고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 ‘견뎌’를 함께 외칩니다. 함께 견디면서 포기하지 않는다면 뭐든 잘 끝낼 수 있을 거예요.”
 

고니 울음소리와 함께하는 밤
최세영 학생(전통예술학부 3), 정채원 학생(작곡전공 2)

사진 봉정현 기자
사진 봉정현 기자

  -안녕하CAU! 수상무대에서 뭐 하고 계셨나요?
  세영: “4일과 5일 진행되는 봄맞이 문화행사 ‘CAUTION’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가 공연팀을 맡아서 무대 업체 선정부터 지금 마무리 작업까지 하고 있죠.”
  채원: “내일 공연 안전 작업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있어 본 적 있나요?
  세영: “실기 전공이다 보니 연습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캠퍼스에 남아있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오늘도 축제 준비가 끝나고 장구 연습 일정이 있어 늦게까지 있어야 할 것 같네요.
  사실 저는 코로나 시절 학번이라 비대면 수업을 하던 때는 늦은 시간까지 연습하는 경우가 잘 없었습니다. 올해 입학한 1학년 친구들은 늦은 시간까지 자의적으로 연습하더라고요. 그게 기특하고 멋있어 보였죠.”

  -수상무대에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채원: “수상무대를 고니탕이라 부르기도 하잖아요. 고니탕에 야광 팔찌를 나눠주시는 분이 오셨던 것 아시나요? 대학별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야광 팔찌를 나눠준다는 공지가 올라오면 저희가 가서 받아가곤 했죠. 야광 팔찌를 받으면서 서로 친목을 다졌습니다.(웃음) 사실 고니탕 하면 애인과 산책하고 얘기하러 오는 장소죠. 저도 추억이 있었는데 이젠 없네요.”
  세영: “밤에 학생들이 고니탕에서 음식도 먹고 수다를 떨기도 하잖아요. 그럼 고니가 시끄럽게 울어서 저희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총학생회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고니 울음소리에 놀라는 경우가 많답니다.”

  -함께 캠퍼스의 밤을 밝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채원: “늦은 시간까지 연습만 하지 말고 대학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밥도 잘 챙겨 드시고요. 파이팅!”
  세영: “뭐든 노력하면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한 일을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묵묵히 열심히 해보자고!”
 

또렷이 빛날 이름 석 자
조대안 학생(융합공학과 석사 3차)

사진 정다연 기자
사진 정다연 기자

  -안녕하CAU! 늦은 시간까지 뭐 하고 계신가요?
  “고쳐야 할 논문 내용이 있어 연구실에 남아 수정하고 있었습니다.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물 적합성을 분석해 적절한 약물을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모델 개발에 대한 논문이에요.”

  -평소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있는 편인가요?
  “대학교 3학년 때부터 4년간 연구실 인턴으로 일하며 종종 늦게까지 학교에 남곤 했죠. 학교에서 자취방까지 거리가 있어 오후 11시 전에 5511번 버스를 타고 퇴근하는데요. 막차를 놓친 날은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가거나 한 시간 정도 걸어갑니다.”

  -일하며 쌓인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지.
  “캠퍼스에서 산책해요. 연구실에만 있다 보면 사람을 만날 일이 많지 않은데요.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204관(중앙도서관)이나 해방광장 근처를 산책합니다. 308관(블루미르홀308관) 테라스에 올라가 바깥 풍경을 구경하기도 하죠.”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궁금해요.
  “거창한 건 아니지만 현재 공부하고 있는 생물정보학 분야에 제 이름 석 자를 남기고 싶어요. 실험이나 구조 분석으로 얻은 데이터를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하거나 예측 모델을 만드는 분야인데요. 코딩하며 모형 을 만드는 모델링도 할 수 있어 이 분야를 공부하게 됐죠.”

  -저명한 연구자가 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한마디 하자면.
  “더 열심히 노력하라고 말할 것 같아요. 먼 훗날 과거의 나를 돌아봤을 때 지금 시기에 열심히 노력하는 게 미래의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거든요.”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힘들 때가 있더라도 내가 세운 목표를 생각하며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어요. 지금껏 잘 해왔던 대로 열심히 노력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빛나는 한 걸음을 위해
정다은 학생(정치국제학과 4)

사진 정다연 기자
사진 정다연 기자

  -안녕하CAU! 플래시를 켜고 공부하시는 건가요?
  “310관(100주년기념관) 1층에 공부할 자리가 부족해 책상을 찾아 4층까지 올라왔습니다. 학교 차원에서 1층 에 공부할 수 있는 자리를 더 마련해주거나 밤늦게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4층 전등을 켜줬으면 좋겠어요.”

  -늦은 시간까지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
  “공인회계사 시험공부를 하다 이제 막 집에 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자취방에선 공부가 잘 안되더라고요. 전에 중앙도서관 제1열람실에서 쫓겨났던 적이 있는데요. 당시 밤 11시까지 운영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공부하다가 경비아저씨께서 나가라고 말씀하신 게 기억납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이 무척 어렵다고 들었어요.
  “공인회계사 시험은 1차와 2차로 구분돼요. 2차 시험은 두 번 응시 가능해 그 동안 다섯 과목을 모두 합격해야 하죠. 작년 6월에 네 과목에 합격해 이제 한 과목만 남았는데요. 너무 자랑하고 싶었어요.(웃음) 단기간에 합격한 편이긴 하지만 시험을 준비하며 정말 힘들었습니 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시험 스트레스가 상당하겠다.
  “불안할 때마다 숭실대까지 아무 생각 없이 뛰곤 해요. 310관 지하 4층 뚜레쥬르는 늦게까지 영업하잖아요. 야식으로 크루아상이나 카페라테를 먹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하죠.”

  -회계사가 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한마디 하자면.
  “그냥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렇게나 힘들 줄 모르고 진입했거든요.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우들에게.
  “제가 시험을 준비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요. 다른 길이 보이지 않다 보니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모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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