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 450만명, 자유주의자 150만명, 진보주의자 400만명 사는 나라가 있다. 이 나라에는 100개의 마을이 있는데 각 마을은 전국과 완벽히 똑같은 비율로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 진보주의자가 산다. 이 나라에서 총선을 치르면 각 진영의 비는 어떻게 되는가?(5점)

  정답은 ‘선거제도마다 다르다’이다. 선거구마다 최다득표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의 경우 국회는 보수 100명으로 채워진다. 정당 득표율의 비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비례대표제의 경우 국회는 보수 45명, 자유 15명, 진보 40명으로 채워진다.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 득표율대로 나누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를 함께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회는 보수 95명, 자유 1명, 진보 4명(비례의석 10석 기준)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소선거구제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거대 양당이 얻은 정당 득표율의 합은 약 67.2%였다. 그러나 현재 국회에서 양당이 차지한 의석 비율은 약 94.7%에 달한다. 군소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사표가 돼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정의당은 약 9.7%의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얻은 의석은 300석 중 6석에 불과했다.

  선거 결과와 민심의 괴리를 줄이고자 2019년 국회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으나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으로 개혁은 실패로 돌아갔다. 22대 총선을 앞둔 올해, 국회는 다시 한번 선거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과연 이번에는 거대 양당이 그들의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을까. 우리 국회는 언제쯤 다채로운 색을 지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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