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전공이 적성에 맞을지, 어떤 직무가 자신에게 적합할지 치열하게 고민해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삶이 여러 갈래의 길이라면 우리는 끊임없이 길을 찾으며 살아간다. 자신에게 맞는 길이 무엇인진 아무도 모른다. 본인만 어렴풋이 느낄 뿐. 정해진 길도, 옳은 길도 없을 테지만 박시은 동문(연극전공 1)은 어린 시절부터 확실하게 자신의 길을 찾았다. 그리고 그 길 위를 달리기 위해 수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젠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에서 그는 꿈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박시은 동문과 그의 길을 초입부터 함께 걸어봤다. 정해균 기자sun_virus02@cauon.net


우리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에서 의구심을 품곤 한다. ‘헛된 노력은 아닐까?’, ‘과연 내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박시은 동문은 끝까지 자신을 믿고 묵묵히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답변한다. 어린 시절부터 박시은 동문이 애써온 날들은 그의 안에 아로새겨져 그를 더욱 빛나게 할 테다. 이제는 대중들의 테디베어가 돼 달콤한 격려를 건네는 박시은 동문의 치열한 삶의 궤적을 함께 짚어봤다.

  -최근 <Teddy Bear> 활동을 성료했다.
  “이번 곡을 듣는 모든 분께 힐링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생은 처음이니까 실수해도 괜찮아. 이런 일 저런 일 다 생길 수 있어.’ 이런 위로의 말을 건네려 했어요. 스테이씨가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와 힘을 대중에게 전하고 싶었죠.
  후렴에 ‘Quiet please 비행기 모드로 편히 앉아 불필요한 말 속으로’라는 가사가 이어지는데요. ‘비행기 모드’라는 표현이 인상적으로 다가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입니다.
  또 이번 곡에서 처음으로 랩을 시도했는데요. 곡의 분위기가 반전되는 2절 랩 파트를 맡았습니다. 첫 랩 파트인 만큼 어떤 느낌으로 가사를 소화할지, 무대 위에선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팬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입니다. 감개무량하게도 <Teddy Bear>로 음악방송 6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는데요. 보내주시는 큰 사랑에 부응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대학 입시는 어떻게 준비했나.
  “스테이씨 데뷔 준비와 동시에 대학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연극 관련 학과가 경쟁률이 높다 보니 어떤 학교든 입학할 수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입시를 준비했죠. 중앙대 연극전공은 연기 분야에서 전통이 깊고 훌륭한 연예계 선배님들을 많이 배출했잖아요. 그래서 중앙대 입시를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연극 전공의 경우 대학마다 입시 성격이 달라요. 입시 정보를 틈틈이 찾아보며 학교별 특성을 공략해 실기를 준비했습니다. 당시 재학하던 고양예고 선생님들께 입시와 관련해 도움을 받기도 했죠. 중앙대 실기 시험에선 <우리 읍내>의 에밀리 역을 준비해 연극 연기를 했어요. 그 연극 연기가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입시를 준비했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중앙대 입학 후 1학년 1학기에 들었던 백남영 교수님의 연기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데뷔 준비를 하며 틈틈이 수업 과제와 팀프로젝트를 병행했죠. 비대면으로도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제출하기도 했는데요. 카메라를 앞에 두고 혼자서 연기하는 모습을 멤버들에게 보이기가 부끄러운 거예요. 그래서 연습이 끝나고 다른 멤버들이 모두 퇴근한 후 혼자 연습실에 남아 과제 영상을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백남영 교수님의 수업을 수강하던 당시 대면으로 진행됐던 팀 프로젝트 활동도 기억에 남아요. 당시 무작위로 팀이 편성됐는데요. 그때 만난 팀원들과 ‘라푼젤’이라는 팀을 결성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연락할 정도로 마음이 잘 맞았던 기억이 나요. 모두가 소극장에 모여 발표하는 날이 있었는데요. 그때 제가 일찍 학교에 나와 발표를 준비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가수 아닌 대학생 박시은의 삶은 어땠 을 것 같나.
  “방송 생활을 하지 않고 학교만 다니는 학생이었다면 학교생활을 정말 열심히 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활동적인 성향이라 여러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며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분명히 수업에 발표나 과제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활동하려고 했을 것 같네요.”

  -다빈치캠 축제에서 공연했는데.
  “정말 신기했어요. 대학교의 꽃은 축제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만큼 중요한 행사에 재학생인 제가 초대 가수로서 공연하는 상황은 기분이 이상하면서도 좋았습니다. 당시 스테이씨 슬로건을 가져오신 관객분도 기억에 남아요. 무대를 재밌게 하고 싶은 마음에 연극전공만의 특이한 인사법으로 자기소개를 하기도 했죠. 다음에도 중앙대 축제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캠 축제에서도 공연해보고 싶어요.”

지난해 10월 다빈치캠에서 스테이씨가 공연했을 때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사진제공 하이업엔터테인먼트
지난해 10월 다빈치캠에서 스테이씨가 공연했을 때 학생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사진제공 하이업엔터테인먼트

 

  -가수를 꿈꿨지만 배우로 먼저 데뷔했다.
  “어렸을 때부터 춤과 노래를 정말 좋아해 자연스레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하굣길에 노래를 들을 때 흥을 주체할 수 없더라고요.(웃음) 노래를 들으면 그에 맞는 표정과 제스처가 머릿속에 떠오르기도 했죠.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커 항상 장기자랑에 나가 뭔가를 보여줬던 것 같아요.
  가수의 꿈을 갖고 있다 보니 연기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 당시 소속사에서 드라마 <플루토 비밀결사대> 오디션 참가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플루토 비밀결사대> 촬영을 하면서 연기에 흥미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수많은 오디션을 거쳐 가수에 대한 꿈만큼 배우에 대한 꿈도 자라났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드라마 <7일의 왕비>라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처음 도전했던 것들이 많았어요. 사극 장르이면서 남장과 더불어 사투리 연기를 모두 소화해야 했죠. 제가 연기하는 장면이 그 드라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이야기 흐름 속에 제 연기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갈 수 있도록 대본을 많이 읽었습니다. 저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작품인 만큼 가장 기억에 남아요.”

  -어렸을 때부터 바쁘게 지냈겠는데.
  “어린 시절부터 학생 박시은이자 배우 박시은, 연습생 박시은으로서의 생활을 병행했는데요. 각각 다른 환경과 분위기에 맞춰 제가 맡은 역할에 집중해 에너지를 쏟았죠.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던 시절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진짜 박시은의 모습을 점점 잃어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한꺼번에 세 가지의 생활을 병행 하다 보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그럴 때마다 일기장에 제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자신을 찾았던 것 같아요.”

  -세 가지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었던 비결은.
  “가족 덕분이죠. 진짜 박시은으로서 가장 솔직할 수 있었던 시간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을 때였거든요. 제 꿈이나 미래 를 열렬히 지지해줬던 가족들이 원동력이 었던 것 같아요. 더불어 꿈에 대한 열정 덕도 있습니다. 제가 꿈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아무리 힘들어도 꿈을 이루고 싶다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죠.”

  -연극전공인 만큼 앞으로 연기를 지속 할 계획이 있나.
  “신기하게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평소 취미로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시청하는데요. 연예계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연기에 관심을 두고 감상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중앙대 연극전공에 입학한 게 참 잘한 일 같아요.”

  -어린 시절 박시은에게 한 마디.
  “어린 시절 저는 불안과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더 실망하게 될까봐 애초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죠.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보니 지금보다 자존감이 훨씬 낮았던 시기인 것 같아요. 제 성격상 이렇게 말해도 들을 것 같진 않지만 조금은 불안감을 내려놓아도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습니다.”

  -배우에서 가수가 됐다.
  “배우라는 꿈 이전에 가수의 꿈을 갖고 있었거든요. 가족에게 가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아버지께서 ‘진심으로 가수를 하고 싶다면 많은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납니다. 가수로서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고 싶다는 꿈이 컸던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가수를 하고 싶다고 대답했죠. 그렇기에 망설임 없이 가수의 길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안정적인 배우 생활을 포기하고 어려운 가수의 길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주변에서 많이 우려하셨어요. 저는 배우로서 쌓아온 필모그래피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수 활동에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배우 생활과 가수 생활로 얻은 경험들이 누적돼 저에게 무기가 될수 있을 것 같아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요.”

드라마'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박시은 동문의 모습이다. 이제 그는 누군가의 과거 모습이 아닌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사진 봉정현 기자
드라마'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박시은 동문의 모습이다. 이제 그는 누군가의 과거 모습이 아닌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사진 봉정현 기자

 

  -배우 경험이 가수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됐나.
  “가수로 데뷔하기 전 연예계 생활을 미리 경험해봤다는 점이 도움 됐죠. 배우와 가수는 직업적으로 나뉠 수 있지만 모두 연예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나중에 멤버들에게 들어서 알게 된 건데 방송에 출연하거나 인터뷰할 때 제가 자연스럽게 흐름을 끌고 간다고 하더라고요. 첫 연예계 생활은 긴장되기 마련인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연예계 경험이 있다 보니 멤버들을 도와주기도 했죠. 스테이씨의 매력이 방송에 잘 비춰질 수 있도록 하는 데도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데뷔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점은.
  “아무리 달려도 꿈에 닿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힘들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을 자신은 있었는데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아무도 답을 알지 못하기에 저 혼자와의 싸움이 계속됐습니다. 간절함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많은 어려움이 있고 아무리 손을 뻗어도 꿈에 닿지 않을 것 같을 때도 제가 너무나도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죠. 노래하고 춤출 때 가장 행복하니 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멤버들과의 일화가 궁금하다.
  “올해 멤버들이 모두 성인이 됐어요. <Teddy Bear> 마지막 일정이 끝난 날 처음으로 저희끼리 술을 마셨습니다. 서로 고생했다고 격려하며 활동 중 못다 한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실력 구멍 없는 그룹으로 유명한데.
  “안정적인 춤과 노래를 선보이기 위해 데뷔 전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연습실 거울에 김이 서릴 정도로 뛰면서 라이브 연습을 했죠. 연습생 때 연습했던 것들이 흔들림 없는 실력의 기반이 된 것 같아요. 데뷔 이후로도 뭐든지 틈틈이 연습했어요. 차에서도 연습할 정도였죠. 습관적으로 연습하다 보니 무대를 잘 해내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라이브하기 힘든 무대 환경을 가리지 않고 도전한 점도 실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팬분들과 함께한 모든 무대가 기억에 남는데요. 지금 떠오르는 무대는 한국에서의 첫 팬미팅 앙코르 무대인 것 같아요. 당시 팬분들이 <SO WHAT>을 떼창해 주셨던 게 기억납니다. 노래 가사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완벽한 무대를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 저희가 50만큼의 무대를 준비해간다면 팬분들이 나머지 50을 채워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시은에게 스테이씨란.
  “의지할 수 있는 존재죠. 멤버들이 ‘한 명이라도 없으면 스테이씨가 아니다’, ‘한 명이라도 없으면 허전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그 말을 듣고 ‘내가 없을 때도 허전함을 느껴?’라고 질문한 적이 있어요. 멤버들이 ‘당연히 허전하지’라고 대답한 게 기억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테이씨 내에서 한 명 한 명의 역할이 크게 느껴져 서로 믿고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앞으로 멤버들과 더 소중하고 애틋한 시간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서로 잘 의지하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데요. 나중에 돌아봤을 때 우리가 이렇게 만나게 된 게 정말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끔 잘 활동해 나가고 싶어요.
  스테이씨의 팬클럽인 스윗(SWITH)과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인생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힘을 주는 존재가 된다면 더는 바랄 게 없죠. 앞으로도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치지 않는 에너지의 근원은.
  “한 팬분께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자는 이야기를 하신 적 있어요. 이제는 팬이 없으면 스테이씨가 없다고 할 정도로 스윗은 스테이씨의 존재 이유가 됐죠. 팬들의 존재가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연예계 생활로 얻은 삶의 태도는.
  “내가 하는 모든 노력은 쌓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과와는 별개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것들이 누적돼 양식이 됐죠. 그리고 항상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며 감사함을 잃지 말자는 것이 어린 시절부터 방송에 출연하며 배운 삶의 태도인 것 같아요.”

  -꿈을 찾아 방황하는 중앙대 학생들에게.
  “제 경험을 토대로 드리고 싶은 말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신을 아껴줄 사람은 자신밖에 없거든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게 중요하죠.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지 말고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에게 중앙대란
  "청춘이자 자부심이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학창 시절의 기억은 큰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렵게 입학한 만큼 많은 것을 배우고 파릇파릇한 청춘을 만들어가고 싶은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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