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우울장애가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다니며 약도 먹고 상담도 받는 중입니다. 우리 사회 청년의 우울장애가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19~34세 청년의 우울 증상 유병률은 6.1%에 달합니다. 그중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했으나 받지 못한 경험은 5.6%였는데요. 기자는 그 5.6%를 위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청년들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비용이 부담될 수도 있고 혹은 주변 인식이 걱정되기도 할 테죠. 기자도 처음 병원에 가기 전 똑같이 했던 고민입니다. 이런 걱정들을 지워내고 기자가 병원에 갈 수 있었던 일이 있습니다. 기자는 한 친구와 다투다 “넌 회피형 인간이야”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후 기자는 펑펑 울며 며칠 동안 자신이 정말 회피형 인간이었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얼마간 고민하다 ‘내가 정말 큰 잘못을 해서 이런 말을 들었는가’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계속 친구와 마주쳐야 한다면 제대로 사는 모습과 회피형 인간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 병원에 갔죠.


 막상 병원에 가보니 기자가 했던 고민은 쉽게 해결됐습니다. 비용이 부담될 것이라 예상한 걱정이 무색하게도 2~3만원 정도의 가격에 진료받을 수 있었습니다.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의사 선생님과의 대화가 기자를 편안히 만들어주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상태를 물어봐 주시고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해주십니다. 그리고 약이 제게 맞는 약인지 아닌지 확인하며 약을 바꾸기도, 늘리거나 줄이기도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기자가 궁금한 것이 있어 질문하면 자신의 일인 듯 함께 고민해주시기도 합니다. 기자의 큰 고민이었던 ‘회피형 인간’에 대해 얘기했을 때 의사 선생님은 기자가 실제론 그런 사람이 아니고 잘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기자는 그 말로 큰 위로를 받았고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죠. 


 기자가 친구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닌다고 말했을 때 이미 기자보다 먼저 병원에 다니고 있던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그 후 친구들과 병원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새로운 공감대가 생겼다고 느꼈죠. 이제 기자는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울장애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병원에 다니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주변 인식이 걱정된다면 조금 마음을 편히 먹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우울장애가 부끄러운 일이고 병원에 다니는 걸 숨겨야 한다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는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우울장애를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약을 먹는 것처럼 우울장애가 있다면 병원에 가서 상담받고 약도 먹어보면 어떨까요.

                                                                                                                                                         

최예나 사진부 정기자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