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만3179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조사가 시작된 1981년 1월 이후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8일 ‘과감한 저출산 대책을 만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여당은 23일 정책 위원회 차원에서 저출산 대책을 검토했다. 그들이 검토한 안은 남성이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둘 경우 병역을 면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저출생의 원인으로 무엇을 꼽았기에 해당 안을 내놓고 또 검토했는가. 출산으로 신체적·사회적으로 변화를 겪는 여성과 관련한 정책은 어디에도 없다. 출산 후 발생할 수 있는 경력 단절, 양육 부담 등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었다. 대신 눈앞의 포상을 앞세워 출생률 수치 높이기에만 급급한 방안을 내세웠다. 병역면제라는 자극적 키워드로 저출생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혼과 양육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지난해 남녀 평균 결혼 연령은 약 32.5세, 평균 출산 연령은 약 33.5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자녀 한 명을 26세까지 양육하는 비용은 약 6억1583만원이 든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30세 이전에 자녀를 셋 이상 출산할 가정은 얼마나 될까. 국회가 충분한 사전 조사와 심의를 거쳐 행정 절차를 시행하고 있는지, 국민의 신뢰를 심히 깨뜨리는 수준이다.

  여당이 내놓은 정책은 많은 국민의 원성을 샀다. 윤석열 정부는 조만간 재원 등을 검토해 저출산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황당한 정책 제안이 반복돼선 안 된다. 저출생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기 전 근본적인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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