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리’는 여럿이 다 뒤섞여 또렷하게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합니다. 동아리라는 울타리 아래 모인 각양각색 청춘이 이리저리 뒤섞인 모양을 두고 아리아리하다 할 수 있겠네요. ‘아리아리’ 흘러가는 동아리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그 속에 ‘동동’ 떠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포착했습니다. 이번 주는 ‘파인더스 패밀리’라고 불리는 동아리 ‘사진연구회’(서울캠 중앙동아리)를 만납니다. 오랜 시 간이 흐른 뒤에도 사진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빛바랠 일 없이 반짝일 테죠. 잊지 못할 청춘의 한 페이지를 뷰파인더 속에 담아보았습니다. 정해균 기자 sun_virus02@cauon.net 사진 정다연·정해균 기자 almostyeon@cauon.net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요. 사진의 매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사진을 통해 영원히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을 기록할 수도, 다 시는 돌아갈 수 없는 순간으로 잠깐 여행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중앙대에도 흐르는 시간의 단면을 더 아름 답게 기록하고 추억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바로 서울캠 사진동아리 ‘사진연구회’입니다. 빛나는 청춘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연구회와 함께 수원시로 출사를 떠났습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던 2월 19일 사진연구회의 출사에 동행하기 위해 107관(학생회관)으로 향했습니다. 방학 중이라 썰렁하던 학교 분위기와는 다르게 사진연구회 동아리방은 미리 도착한 동아리원들의 이야기꽃이 따뜻하게 피어나고 있었죠. 홍익대 사진 동아리 ‘모래알 사진반(모래알)’과의 연합 출사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방학이지만 적지 않은 인원이 출사를 위해 동아리방에 모여 있었습니다. 오전 10시 저 마다 한 손에 카메라를 든 사진연구회 동아리원들과 함께 수원으로 떠났습니다.


  장안문 앞에 도착하자 웅장한 성벽이 동아리원들 과 기자를 반겼습니다. 당장이라도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 찍고 싶을 만큼 멋있는 풍경이 펼쳐졌죠. 오전까지 흐렸던 날씨도 사진연구회와 모래알의 출사를 도 와주려는 듯 마법처럼 맑아지고 있었습니다. 더 예쁜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만 같아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죠. 동아리원들은 저마다 담고 싶은 풍경을 찍기 시작 했습니다. 새로운 풍경을 마주한 동아리원들과 기자의 셔터 소리가 수원화성을 가득 메웠습니다. 윤희권 동아리원(전자전기공학부 3)은 와보지 못했던 새로 운 곳을 담을 수 있는 게 출사의 매력이라 말했죠. “지 방에서 올라온 터라 서울특별시와 경기도 곳곳을 소 개받는 느낌이에요. 평소에는 볼수 없었던 다양한 경관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게 출사의 매력입니다.”  파인더를 통해 본 수원은 지금껏 와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세계 같았습니다.

더 멋진 사진을 건지기 위해 사진연구회 동아리원들은 다양한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저마다의 구도로 찍은 사진들은 전부 각자의 의미를 담고 있을 테다.
더 멋진 사진을 건지기 위해 사진연구회 동아리원들은 다양한 자세로 사진을 찍었다. 저마다의 구도로 찍은 사진들은 전부 각자의 의미를 담고 있을 테다.

 

  사진연구회와 모래알은 왠지 끈끈하게 연결된 듯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난 지 얼마 안 됐지만 오랜 시간 함께 사진을 찍어온 친구 같았죠. 윤지원 모래알 회장(홍익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은 연합 출사 의 장점을 일러줬습니다. “같은 것을 찍더라도 누가 찍느냐에 따라 다른 구도로 찍게 돼요. 서로의 사진을 구경하며 사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죠. 모두 사 진찍는 걸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라 사진 찍을 때의 고충을 서로 이야기하며 가까워지는 것도 재밌습니다.” 윤희권 동아리원도 홍익대와의 연합 출사 소감을 말 했습니다. “홍익대는 우리나라 최고의 예술 대학이잖아요.(웃음) 사진에 대한 더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많은 동아리원이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로 수원을 담고 있었습니다. 다른 동아리원들과는 달리 장난감 카메라처럼 생긴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동아리원이 보여 다가갔는데요. 한지원 동아리원(역사학 과 3)은 다회용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죠. “저는 아직 전문적인 카메라를 갖고 있지 않아요. 아무래도 카메라가 비싸다 보니 다회용 필름 카메라를 사서 필름만 교체하며 찍고 있습니다. 필름의 감성도 살릴 수 있고 휴대하기도 편하죠. 기회가 된다면 더 좋은 필름 카메라를 사고 싶어요.” 눈으로 본 수원의 풍경은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의 기종에 따라, 찍는 사람에 따라 다른 사진이 남겨질 것이라 생각하니 다른 이들이 포착한 수원도 엿보고 싶어졌습니다. 한지원 동아리원의 감성을 가득 담은 사진엔 흐르는 바람의 모습까지도 찍혀있을 것 같았죠.

  기자는 사진 찍히는 게 싫지만은 않습니다. 내심 멋진 화성행궁과 함께 사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동아리원들은 기자를 사진으로 남겨주기 시작했죠. 기자뿐 아니라 동아리원들은 서로의 피사체가 돼주기도 했습니다. 카메라를 든 모두가 카메라 속의 모델이 됐던 거죠. 수원 출사를 기획한 서지원 연구부장(공공인재학부 4)은 서로 피사체가 돼주며 더 친해질 수 있다고 말 했습니다. “따로 사진 찍으러 갈 필요 없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어요. 카메라 속 모델이 돼주면서 유대감도 쌓을 수 있죠. 출사가 끝나고 나면 서로 사진을 보내주면서 친해지기도 합니다.” 기자도 출사가 끝난 뒤 여러 동아리원으로부터 사진을 받았습니다. 함께 사진 찍으며 행복 했던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나 있었습니다.

 

  방학 중에도 많은 동아리원이 수원까지 떠나와 하루를 기록해 갔습니다. 찍은 사진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진에 남겨진 장면은 흐르는 청춘의 아름다운 한 단면으로 비슷하게 추억될 터였죠. 프레임 속에 담긴 풍경과 사람들은 영원히 사라지지도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사진연구회는 셔터를 누르며 이 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있기에 가능한 추억 한 장 한 장은 앞으로도 쌓여 빛나는 청춘의 사진첩이 될 겁니다.

카메라를 메거나 든 동아리원들은 촬영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즐거운 마음이 사진에도 묻어나는 듯했다.
카메라를 메거나 든 동아리원들은 촬영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즐거운 마음이 사진에도 묻어나는 듯했다.
작품평가회에서 동아리원들이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작품평가회를 통과한 사진은 전시회에 게시된다.
작품평가회에서 동아리원들이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작품평가회를 통과한 사진은 전시회에 게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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