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대중교통과 대형시설 안 개방형 약국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습니다. 2020년 10월 다중이용시설 중심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도입으로부터 약 2년 반 만에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워진 거죠. 중앙인 여러분은 마스크와 함께한 지난 2년 반을 어떻게 추억하시나요? 가려졌던 웃음꽃이 활짝 만개한 3월의 캠퍼스에서 마스크와 함께한 지난날을 함께 이야기해봤습니다. 정해균 기자 sun_virus02@cauon.net

사진 봉정현 기자
사진 봉정현 기자


마스크에 가려진 밝은 미소
신윤주 학생 (사회복지학부 2)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학부 2학년 신윤주입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데.
  “통학 때문에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데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건 괜찮지만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건 불안하죠. 제가 아직 코로나19에 확진된 적이 없어 대중교통 내에선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마스크가 불편하진 않은지.
  “집에서 마스크 챙기는 것을 까먹었을 때가 가장 불편했습니다. 이전엔 마스크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어 마스크를 챙기러 집으로 돌아간 적도 있죠. 마스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업에 지각했던 순간이 가장 불편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를 회상하자면.
  “그때 모든 고등학교 수업이 동영상 강의로 진행돼 수업을 몰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오전에 수업을 몰아 듣고 오후엔 다른 활동을 했죠. 그 시기에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유행했잖아요. 거품기로 커피를 섞다 어머니께 등짝을 맞고 설거지하기도 했어요.(웃음)”

  -비대면 학사로 입시 준비가 힘들진 않았는지.
  “당시 대면 봉사활동이 불가능해 헌혈을 했습니다. 제가 살던 곳엔 헌혈의 집이 없어 한 시간을 이동해 옆 지역에 가서 헌혈했어요. 헌혈이 끝나면 카페에 들러 케이크랑 음료수를 사 먹곤 했습니다.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그 시기를 재밌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스크 착용은 어떤 의미인지.
  “숨쉬기에 제약을 주니 불편했습니다. 수업에 지각하지 않기 위해 강의실까지 열심히 뛰다 보면 마스크 때문에 숨이 더 가빴죠.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마스크를 썼을 때가 가장 건강했던 것 같아요. 제가 감기에 잘 걸리는 편인데 마스크를 쓰면서 감기에 한 번도 걸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새롭게 피어날 캠퍼스 생활
시로시타 타이치 학생 (심리학과 1)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일본에서 온 시로시타 타이치입니다. 중앙대에선 심리학과 1학년, 일본에선 4학년이에요.”

  -마스크를 자주 끼나요?
  “코로나19에 걸리면 격리해야 하잖아요. 그 시간이 아까워 계속 착용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불안하긴 한데요. 앞으로 지하철 안에 사람이 많이 없을 때는 저도 마스크를 안 쓰려고 합니다.”

  -마스크가 불편하진 않나.
  “마스크를 쓰면 소리가 잘 안 들리고 숨쉬기도 불편해요. 친구들은 피부에 여드름이 난다고 불평하기도 했죠. 하지만 캐릭터가 그려져 있거나 다양한 색깔의 마스크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마스크도 패션 아이템 중 하나가 된 것 같죠.”

  -코로나19에 확진된 적이 있는지.
  “한국에 오기 전인 지난해 7월에 확진돼 10일간 집에서 격리했습니다. 출국 전에 걸린 탓에 개강일보다 늦은 9월 7일에 한국에 도착했죠. 수업 오리엔테이션을 듣지 못하고 자기소개도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2020년엔 무엇을 했나요?
  “일본에서 대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방역 수칙에 따라 입학식이 줌으로 진행됐죠. 학교 행사도 취소돼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당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요.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 매장 사장님들이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뽑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아르바이트가 있어도 면접에서 많이 떨어졌어요. 그렇게 2년 넘게 마트 아르바이트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어떤 존재인지.
  “제 대학 생활을 바꾼 존재죠. 코로나19로 신입생 때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중앙대 교환학생으로 지내며 한국어 실력이 늘었고 외국인 친구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다시 만난 대면 세계
박유진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과)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박유진 교수입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해제됐는데요.
  “교수자 입장에서 마스크 착용은 불편해요. 말을 많이 하다 보면 마스크가 축축해져 자주 바꿔 끼는 게 번거로웠죠. 교수가 마스크를 끼고 있으면 학생들이 저를 멀게 느끼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네요.”

  -선호하는 수업 방식은.
  “장단점이 있는데요. 대면수업은 재밌습니다. 학생들과 대면으로 마주하다 보니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어려워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죠. 다만 대면수업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크니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도 괜찮을 듯해요.”

  -두 번이나 코로나19에 확진되셨다고.
  “첫 확진은 지난해 1학기였습니다. 학기 중에 확진돼 실시간 강의를 녹화 강의로 잠시 전환하기도 했죠. 목이 부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거든요. 녹화 강의가 오히려 좋았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웃음) 올해 1월에 코로나19에 재확진됐지만 크게 아프진 않았어요.”

  -코로나19 확산 시기 무엇을 했는지.
  “제가 미국에 머물던 시기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점과 건물을 폐쇄하는 셧다운 정책이 내려졌는데요. 집 근처 공원을 걷거나 운동장 트랙을 뛰며 체력을 관리했죠. 음식을 포장하거나 직접 만들며 요리 실력이 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인종차별도 겪었는데요. 외국인이 제 옆을 지나가며 기침하거나 키득거리기도 했습니다. 타지에서 혼자 지내며 집 밖으로 나가지 못했으니 인생에서 가장 고독한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마스크 해제로 어떤 점을 기대하고 계신지.
  “전부터 빨리 마스크 해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의 보건 영역을 국가가 과하게 단속하는 것 같았거든요. 앞으로 마스크 착용에 있어 왈가왈부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합니다.”


기다림의 끝, 새 출발을 기대하며
이민경 학생 (경영학부 3)

  -안녕하CAU! 어디 가는 길이신가요?
  “휴학했는데요. 스터디 모임이 있어 잠시 학교에 왔어요.”

  -전보다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졌는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니 편합니다. 하지만 제가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없다 보니 어디서든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은 조금 커진 것 같아요.”

  -마스크 관련 일화가 궁금합니다.
  “최근 대외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대외활동 참여자들이 마스크를 쓸 때와 벗었을 때 묘하게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활동 전에 SNS에서 마스크 벗은 사진을 한 번씩 확인합니다.(웃음)”

  -코로나19 확진을 막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마스크를 열심히 착용했어요. 제가 코로나19에 확진되지 않도록 도와준 고마운 존재죠. 제 동생이 초등학교에서 코로나19에 걸려 오는 바람에 어머니와 언니까지 모두 확진됐는데요. 화장실 등 공용공간에선 마스크를 3겹씩 겹쳐 쓰거나 샤워할 때도 마스크를 썼습니다.”

  -비대면 학사로 아쉬운 점도 많을 것 같은데.
  “코로나19로 동기들을 만나지 못해 인간관계가 많이 축소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입학 전 경영학부 내에서 모임이 있었는데요. 개강 후 과 MT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하지 않았죠. 훗날 코로나19로 행사가 모두 취소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비대면 학사가 이어지니 학교에 대한 소속감도 줄었죠. 지금이라도 대외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하며 그때의 아쉬움을 해소하고 있어요.”

  -코로나19는 어떤 존재인지.
  “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건이죠. 코로나19로 학교생활을 많이 하지 못했거든요. 물론 비대면 학사로 절대평가가 시행되며 좋은 학점을 받을 순 있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교생활이 없어 아쉬워요.”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