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상담, 입양 : 사진 임은재 기자 / 공고, 적응, 입소 : 사진 최예나 기자
제보, 상담, 입양 : 사진 임은재 기자 / 공고, 적응, 입소 : 사진 최예나 기자

 

새로운 가족을 만난 유기견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위 로드맵 속 ‘입양’ 사진의 주인공 입양자 이진숙 학생(사진전공 2)과 반려견 유자를 만났습니다. 기자는 유기견들의 ‘생일 파티’가 언제 열릴지 가장 궁금했는데요. 보호소에서 온 유자는 출생일 대신 ‘가족이 된 날’을 축하받는다고 합니다. 언제 태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죠. 유자의 새로운 생일, 그날로 돌아가 봤습니다.

  숙연했던 첫 만남
  “포근하게 안아주고 싶었어요. 그게 느껴졌는지 몸에 힘을 빼고 제게 기대는 거예요. 뭉클했죠.” 이진숙 학생은 유자를 품에 안은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첫 만남의 순간은 무척이나 숙연했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은 짖고 난리가 났는데, 그 사이에 멀뚱히 앉아있더라고요.” 만일을 대비해 착용한 보호소 직원의 안전 장갑이 무색하게도 유자는 저항하지 않았습니다. 이동장을 실은 자동차가 달리기 시작하고 나서야 대소변을 지리며 짖기 시작했죠. 강원도의 보호소 철창에서 새 보금자리로, 그렇게 세 시간을 달렸습니다. 중간에 몇 번 차를 세워야 할 정도로 유자는 괴로워했습니다. “어떤 일을 겪었을지 차마 감이 오질 않았어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좀더 섬세하게 대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상처 위 쌓인 신뢰
  유자는 자동차를 무서워합니다. 이진숙 학생은 유자의 ‘자동차 공포증’의 원인을 조심스럽게 추측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던 중 유기된 것 같았어요. 차만 타면 기겁해요.” 다행히 지하철을 이용하면 주변 공원에 금방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대신 강아지 유모차를 끌고 공원에 자주 갔어요. 간식을 주거나 이름을 불러주며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죠.”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났을까요. 열린 현관문 너머로 반가운 듯 꼬리를 흔드는 유자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계절이 몇 번 바뀌는 동안 유자와 이진숙 학생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됐습니다. 지금은 여느 가족처럼 소파에서 함께 TV를 봅니다. 나란히 누워 휴식을 취하기도 하죠. 기자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유자는 줄곧 이진숙 학생의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입양, 서로의 기쁨
  요즘엔 입양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SNS의 ‘입양 홍보 계정’ 등이 활성화되는 추세입니다. 직접 보호소에 방문하지 않고도 유기 동물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죠. 이진숙 학생도 지자체 보호소와 연계된 유기 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에 올라온 게시글을 통해 유자를 입양했는데요. 성별이나 건강 상태 등 기본 사항뿐 아니라 성격, 습관 등의 정보도 알 수 있습니다. 기자가 유기견 입양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이진숙 학생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입양할 강아지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해요. 긍정적인 부분도 부정적인 부분도 알아야만 합니다. 입양 후에도 유튜브 등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계속 공부하세요. 강아지를 억지로 바꾸려고 해서도 안 되고요.” 동물은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존중해야 할 가족이죠. 알아가고자 하는 노력 없이 모르는 이와 가족이 되는 걸 상상할 수 있을까요? 서로를 이해하고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 반려견에게도 보호자에게도 큰 기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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