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 의견 제각기 달라
“스스로 인공지능 활용 능력 키워야”



15일 ‘OpenAI’는 ‘GPT-4’를 공개했다. 교육계도 챗GPT(Chat GPT)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챗GPT를 활용한 교육 방안에 관한 학내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챗GPT를 바라보는 학생의 시각
  중대신문은 중앙대 재학생 및 휴학생을 대상으로 ‘챗GPT 사용실태 및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4일부터 17일까지 총 152명의 학생이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 결과 약 67.1%(102명)의 학생이 챗GPT를 사용해봤다고 답했다. 박혜윤 학생(영어교육과 2)은 “과제 자료 조사를 시작하기 막막할 때 챗GPT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장승은 학생(교육학과 4)은 “정보를 여러 군데서 찾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리했다”고 전했다.

  과제에 챗GPT를 활용하는 것에 관한 학생 의견은 분분했다. 과제에 챗GPT를 활용하도록 허용해선 안된다고 답한 학생은 약 54.6%(83명)로 반대 의견보다 높은 수치였다. 신희선 학생(교육학과 3)은 “표절 문제를 주의하여 과제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효 학생(소프트웨어학부 1)은 “챗GPT에 코딩 코드를 물었을 때 정확한 대답을 얻었다”며 “이를 과제에 그대로 활용하면 학생 개개인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약 40.8%(62명)의 학생이 대학 강의 과제에서 챗GPT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장승은 학생은 “챗GPT에는 부정확한 정보가 있어 과제에 이를 활용하려면 사실여부를 검색하고 새로운 내용을 구성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학습이 이뤄지기에 챗GPT 사용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졸업논문 작성 시 챗GPT사용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답변한 학생은 약 48.7%(74명)로, 허용해야 한다는 답변보다 약 25.7%p 많았다. 박혜윤 학생은 “졸업 논문에는 부정확한 정보가 쓰이면 안 되기 때문에 챗GPT를 졸업논문에 활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 평가에서의 활용방안은
  
교육계에서도 챗GPT의 올바른 활용법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이재성 교수(AI학과)는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허용해 법 제도를 완비하고 활용 방법을 익히는 것이 궁극적으로 바른 방향”이라고 전했다. 이민정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창의력이나 문제해결 등 인간 고유의 특징마저 약화될 수 있다”며 “그 위험을 잘 경계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챗GPT를 무작정 신뢰하면 안된다는 입장은 공통적이다. 이재성 교수는 “챗GPT는 오답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어 잘못된 지식의 근원지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환희 교수(AI학과)는 “챗GPT는 간혹 오답을 자연스럽게 말하므로 다른 검색 엔진 등을 활용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과제나 논문, 시험 등 평가가 이뤄지는 부문에서의 활용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김부근 교수(AI학과)는 “챗GPT를 사용한 과제에는 학생의 순수한 역량이 담기지 않는다”라며 “과제나 논문, 시험 등 평가가 이뤄지는 부문에서는 챗GPT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가 부문에서 챗GPT를 활용해도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경전 교수(경희대 경영학과)는 이번 학기 개설된 <인공지능> 수업에서 ‘오픈 챗GPT 시험’을 도입했다. 이경전 교수는 “미래의 업무 환경에서는 인공지능 도구를 활용할 것이기에 시험에서도 이를 이용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부근 교수는 조별과제에서 챗GPT를 사용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조별 과제⸱토론 수업은 학생 스스로 정보를 다듬는 방법을 배우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이 챗GPT의 오답을 통해 옳은 지식을 가려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 및 수업 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도 있다. 김선주 교수(다빈치교양대학)는 <한국사> 강의의 답사 감상 보고서 과제를 리포트 형식에서 브이로그 형식으로 변경했다. 김선주 교수는 “챗GPT의 등장으로 문자보다는 동영상으로 학생의 생각을 더 확실히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챗GPT의 등장은 대학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대는 2023학년도 입학식에 맞춰 ‘국민 인공지능 윤리강령’을 배포했다. 이에는 ▲맹목적으로 신뢰하거나 무조건 거부하지 않기 ▲정보를 선별하고 진실을 확인하는 것에 책임감 갖기 ▲인공지능의 사용 여부는 교수와 학생이 상호 합의하기 ▲인공지능의 활용 여부를 과제 제출 시 명확히 밝히기 등 10가지 항목이 담겼다.

  고려대는 16일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 활용 방향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기술의 확산을 막기보다는 이를 합리적으로 수용해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학습을 유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중앙대는 아직 챗GPT 사용에 관한 별도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중앙대 학사팀 관계자는 “챗GPT를 이용해 과제를 하는 사례는 인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제재나 평가는 교수의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인공지능시대에 한 발 더 다가간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민정 교수는 “기술이 우리를 잘 도울 수 있도록 원하는 바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환희 교수는 “챗GPT를 본인의 분야에 적절하게 활용하려면 챗GPT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 하는지를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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