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이동권 보장, 권리 예산 반영 등의 요구를 담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선전 스티커가 지하철 승강장 벽면에 붙어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 불편과 직원의 고충을 야기하는 불법 스티커 부착을 자제해달라 요청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권리 예산 반영 등의 요구를 담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선전 스티커가 지하철 승강장 벽면에 붙어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시민 불편과 직원의 고충을 야기하는 불법 스티커 부착을 자제해달라 요청했다. 사진 조현덕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취재한 중대신문 제2012호 사진 기획을 기억하시나요? 사진부는 26차까지 이어진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가 잠정 중단되기 전 사흘 동안의 시위 현장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언제쯤 긴 투쟁이 끝날지 고민했던 사진부의 취재가 끝난지도 약 1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는 전장연의 시위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죠. 정확히는 22년째 같은 주제로 크고 작은 시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시위에 서울특별시(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강경하게 대응해 왔고 시민은 응원 혹은 항의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러분은 왜 그들이 반발을 예상하고도 동일한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는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한국, 그중에서도 서울시는 버스와 지하철 노선이 촘촘하게 짜여있어 시민들이 원하는 곳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은 어떨까요. 역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교통약자가 이동할 수 있는 하나의 동선을 마련하는 ‘1역사 1동선’은 지난해 기준 약 92% 확보됐습니다. 하지만 여러 안전사고가 발생한 휠체어 리프트를 사용하는 역이 적지 않고 환승을 위해 역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는 곳이 있는 등 제약이 많은 상황이죠.

  버스와 장애인콜택시 이용에도 불편이 큽니다. 전국 저상버스 도입률은 30%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저상버스를 기다리는 데만 비장애인이 버스를 타기까지의 몇 배가 걸리죠. 장애인콜택시는 법정운용대수의 약 83%만이 실제로 운용됩니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장애인콜택시는 배차에 평균 약 32분 정도 소요되죠.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는 대중교통을 장애인은 편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겁니다.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장애인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교육을 받는 것, 치료를 받는 것 모두 이동 없이 이뤄질 수 없기에 그들에게 이동권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장애인 이동권과 출퇴근 지하철 시위로 촉발된 갈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