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퇴근 지하철 탑승 시위와 이를 저지하려는 서울특별시(서울시)의 갈등은 1년 넘게 지속되다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 서울시는 면담, 협의 등 대화에 참여하고 전장연은 오는 23일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했지만, 의견 합치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갈 길이 멀다. 여기까지도 너무 긴 시간이 걸렸다. 서울시는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는 전장연 회원을 물리력으로 막고 무관용 대응 원칙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이어갔다. 심지어는 서울중앙지법이 지난해 제시한 ‘공사는 동선 미확보 역사의 엘리베이터를 2024년까지 설치하고, 전장연은 5분 초과해 열차를 지연시키지 아니한다’는 강제조정안을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 늦춘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정부는 무관용 원칙을 들이밀기 전에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의무가 있다. 서울시는 2002년과 2015년에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도 지키지 않았다. 전장연이 극단적인 시위 방법을 들고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약속이 무너졌는지 모르는가? 진정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을 생각한다면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려 노력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약자와의 동행은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이자, 제 평생의 과업”이라 언급했다. 약자와의 동행은 전장연에 대한 강경 대응과 법원의 조정 거부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아니다.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시를 위해선 약자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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