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맛있는 냄새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도 합니다. 푸드트럭에서 바로 조리되는 음식 냄새는 그 위력이 더 강하죠. 붕어빵을 위해 겨울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푸드트럭 음식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중앙대 근처에도 다양한 푸드트럭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자취방에서, 학교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죠. 중앙대 서울캠 근처 푸드트럭 사장님과 푸드트럭을 이용하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CAU! 무슨 음식 먹고 계세요? 글 정해균 기자 sun_virus02@cauon.net 사진 정다연 기자 almostyeon@cauon.net

 

목살 아저씨는 중앙대의 유명인사다. 매일같이 정문을 지키고 계신 이준서씨를 만났다.

목살 아저씨를 모르는 중앙인은 없을 겁니다. 정문에 서 목살과 통닭을 팔고 계시는 이준서 사장님은 2대 째 중앙대 앞에서 장사를 해오셨다고 하죠. 목살 냄새가 풍기지 않는 정문은 중앙대 정문이 아닐 것만 같기도 합니다. 그만큼 목살 아저씨는 중앙대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죠. 추위가 한 걸음 물러난 3월의 늦은 밤, 언제나처럼 바쁘게 목살과 통닭을 굽고 계신 이준서씨(58)를 만나봤습니다.

  -오래 장사하셨다고.
  “사실 저희 아버지께서 원조 목살 아저씨이십니다. 저는 그동안 직장에 다니면서 바쁠 때만 아르바이트 하다시피 아버지를 도왔어요. 그러다 퇴직하고 2021년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2대 목살 아저씨가 됐죠. 그 전까지는 아버지께서 20년 넘게 이 일을 해오셨습니다. 저는 원조 목살 아저씨가 아니라서 인터뷰하기가 부끄럽네요.(웃음)”

  -이곳에서의 추억도 많겠다.
  “지난해 축제 때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아버지와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요. 트럭 건너편 건널목에서 남자 두 분이 트럭을 향해 뛰어오셨어요. 저희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시고는 ‘안녕하세요. 저 11학번입니다. 오랜만에 동기와 만나 학교 근처에서 술 한잔하 고 나왔는데 이 간판이 보여서 반가움에 달려왔어요.’ 그러시더라고요.(웃음) 2011년도쯤부터 중앙대에서 장사한 것으로 기억해요. 매주 한두 번씩 꼭 오시는 단골손님도 계시고 하루에 세 번씩이나 오셔서 목살 과 통닭을 사 간 학생도 있죠. 추억이 참 많습니다.”

  -더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면.
  “학생들 사이에는 유명한 조합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불닭볶음면과 함께 목살을 먹으면 맛있다고 들었습니다. 여름엔 비빔면과도 궁합이 좋죠. 한 손님이 주문하실 동안 다른 손님이 트럭 앞 편의점에서 불닭볶음면이나 비빔면을 사 오시는 걸 자주 봤어요. 자취하는 학생은 신김치와 함께 드셔도 맛있을 겁니다. 목살이 남았을 땐 냉장고에 보관하면 일주일이 지나도 드실 수 있습니다. 보관했다가 드실 땐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드세요. 마늘이나 양파를 몇 개 썰어 넣는다면 금상첨화죠.”

  -일이 힘들진 않은지.
  “아무래도 밖에서 하는 일이다 보니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춥죠. 그 점이 힘들긴 합니다만 이 일을 하기로 한 이상 제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늦은 시간까지 일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중앙대 근처에는 밤늦은 시간 야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가 많지 않더라고요. 오전 12시, 1시에도 학생들이 많이 찾아주니 반갑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팬데믹 기간에는 어땠나.
  “힘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월·수·금·토요일에만 중앙대에 왔어요. 그래도 학생들이 많이 찾아줬습니다. 월요일이나 수요일에 오면 학생들이 내일도 와주시면 안 되냐고 많이들 물어보셨죠. 조금 늦은 적은 있어도 약속한 요일에는 항상 왔어요.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메뉴 자랑을 한다면.
  “학생들이 목살을 즐겨 찾습니다. 다른 곳에서 파는 목살과 비교해도 저희 것이 훨씬 맛있다고 해주시죠. 알려드릴 순 없지만 아버지께서 개발한 비법대로 구워내기에 평가가 좋은 것 같아요. 양념이나 고기 질은 다른 곳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굽는 방식이 확연히 달라요. 아버지께서 20년 넘게 구우시며 터득하신 비법이죠.” 

목살 아저씨를 반기는 시민이 많았다. 이준서씨는 항상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중앙대와 함께 떠오를 목살의 추억

  "2017년에 입학했을 때도 이 트럭을 종종 찾았어요. 바로 앞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목살과 함께 먹으면 참 맛있습니다. 목살 양이 적지 않으니 친구들과 함께 먹기도 정말 좋아요." 손범준 학생(문헌정보학과 4)

  "목살 아저씨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사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졸업하고 다시 학교에 놀러 왔을 때도 추억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웃음)" 김원영 학생(문헌정보학과 4)

  "저는 상도에서 아르바이트하는데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출출할 때면 목살 아저씨가 계시나 싶어 흑석을 찾아오죠. 오늘도 그렇습니다. 저는 통닭을 더 좋아해요. 삼계탕처럼 통닭 안에 밥이 꽉 차 있거든요. 닭 육즙과 각종 한약재를 누룽지 같은 밥과 함께 먹는 게 별미죠. '불스아이'라는 브랜드의 BBQ 소스를 곁들여 먹어도 맛있습니다. 목살 아저씨의 음식은 중앙대에 다니면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즐거움 중 하나에요. 별일 없이 오래 장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재환 학생(물리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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