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봉정현 기자
사진 봉정현 기자

2024학년도 학부 등록금 인상 계획 ×
SW·AI캠퍼스 구축에 박차 가할 것
외국인 유학생 학습권·복지 위해 노력

박상규 총장이 임기 4년 차를 맞았다. 재임 기간이 1년가량 남은 시점에서 박상규 총장은 어떤 모습의 중앙대를 그리고 있을까. 중대신문은 2일 박상규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 총장 4년 차를 맞았다. 지난 임기를 자평하자면.
  “총장 임기 동안 이루고 싶었던 세 가지의 목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앙대 구성원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중앙대는 과거 재단이 바뀌면서 외부 에 많이 노출됐고 갈등 상황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학교 구성원이 학교에 점점 관심을 잃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중앙대가 실제 역량보다 저평가되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대학 경쟁력을 높이며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했습니다. 2020학년도부터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며 타 대학이 준비하고 있던 여러 사업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중앙대는 이를 기회로 삼아 BK21 4단계 15개 연구단 선정, 2022년 연구비 2천억 돌파, SK하이닉스와 대학원 석박사 학위과정 협약 체결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어냈습니다.

  세 번째는 중앙대의 연구 및 교육 공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는 앞으로 더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이번 학기부터 새롭게 완공한 108관을 사용하게 될 예정임에도 아직 추가 공간이 필요합니다. 현재 207관(봅스트홀) 앞 부지에 205관 가칭 ‘산학기술관’을 신축하는 사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되면 2027년에 대략 4만 9500m² 규모의 연구 및 교육 공간을 확충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8관을 건립하면서 느낀 건축비의 급격한 상승과 자재 수급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기에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는 중입니다.”

  - 앞으로 중앙대를 어떻게 이끌건지.
  “정부재정지원사업 수주 규모를 늘리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올해 계획돼 있는 4단계 BK21사업 중간평가와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 디지털 신기술 혁신공유대학 지원사업 신청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 사업에 발맞춰 향후 6년간 ‘THE 새로운 SW/AI 가치를 창출하는 네오 다빈치형 인재 양성’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2단계 SW중심대학 지원 사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SW(소프트웨어)와 AI(인공지능)를 배제하고 대학 의 미래를 얘기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이제 진정한 미래형 인재는 ChatGPT와 같은 혁신적인 AI를 만들어내는 사람, 그리고 이러한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 이 될 것입니다. 중앙대는 모든 학문 단위가 AI와 접목하는 AI+X와 SW+X 교육시스템 구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 혁신을 이끌고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새로운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에 뒷받침이 되어줄 것입니다.”

  - 2024학년도 학부 등록금 인상 계획이 있나.
  “당장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은 없지만 등록금 인상 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중앙대는 2012년부터 11년 동안 등록금 동결이란 정부 정책에 동참해 왔습니다. 정부가 올해부터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일반재정지원사업도 확대하기로 했지만, 대학의 재정 여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입니다. 계속된 등록금 동결 정책 속 대학의 생존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의 질도 고려해야 합니다. 교육을 위한 건물 신설, 실험․실습을 위한 기자재 구축에 재원이 필요합니다. 주로 연구비와 발전 기금을 통해 충당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교원 고용을 위해서도 교원 임금 상승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학부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등록금을 올렸을 때 체감하게 될 학생·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증가, 대학 등록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아직 2024학년도 등록금에 대한 결정을 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며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논의해야 하는 문제입니다만, 당장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은 없습니다.”

  - D학점 의무부과제 폐지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D학점 의무부과제 폐지에 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자 합니다. D학점 의무부과제는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중앙대의 성적평가제도로 엄정한 학사제도를 운영하고자 하는 중앙대의 교육 철학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제도입니다. 상대평가 A유형에만 적용되는 것이기에 절대평가가 전면 시행된 코로나19 기간을 거친 학생들이 D학점 의무부과제를 생소하게 여겨 폐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낮은 학점을 받는 경우 취업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 아닐까 우려하는 학생들의 염려가 있음을 알고 이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학장들과 논의해보겠습니다.”

  -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중앙대의 대책은.
 
“국내외 입학정원을 다변화하고자 합니다.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약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는 점과 앞으로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볼 때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고민할 때입니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대학의 기능과 역할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현재의 대학, 대학원 기반 학위제도를 넘어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평생교육의 터전으로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정책은 입학자원 다양화입니다. 학령기의 학생을 넘어 성인 학습자를 포괄 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입학 지원 자격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특성화고를 졸업한 산업체 재직자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지식경영학부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앞으로도 산업체 위탁학생과 같은 성인학습자, 다문화 가정 자녀 등 사회 변화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지원 자격 확대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국내 시장 뿐 아니라 재외국민과 외국인 학생 유치도 확대하고자 합니다. 중앙대는 외국인 유학생 선 호도와 수요를 반영한 글로벌 특성화 학문 단위 신설 등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2학년도가 아시 아 주요 국가·기관과의 협력 기반을 다지는 단계였다 면 2023년과 2024년에는 실질적인 업무협약 체결, 프로그램 개설과 운영, 다양한 국가의 우수 유학생 유 치 등의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외국인 유학생 학습권과 복지를 위한 계획은.
  “중앙대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국내 학생들과 동등하게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구축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전공교육관리를 위한 학문단위지원사업 (CAASIS)을 통해 유학생 전담 인력을 배정하고 각 학과 특성에 걸맞은 전공 교육 관리 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외국인 유학생 전용 온라인 국문 교열 서비스(CAKE)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공계 전공 중심으로 지도교수의 연구비와 교내 장학금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이공계우수장학 생 프로그램(CAYSS)을 운영해 장학생 학비,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이러한 학습 지원책과 복지 정책들을 더 많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년 국제처 주관으로 외국인 유학생 만족도 조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중앙대의 교육환경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대학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은.
  “대학은 우리 사회의 등불이라고 불리며 우리 사회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특정분야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있을 때 해당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는 게 대학의 역할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중앙대는 1990년대 통신 관련 학과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수요를 따르지 못해 2000년대 타 대학과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AI와 반 도체, 로봇, 탄소 중립 등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큰 지금, 해당 분야 경쟁력 향상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사회적 수요가 큰 분야 경쟁력 제고를 통해 타 학문단위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타 학문단위 학생도 다전공제도를 통해 해당 분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연구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이 있는지.
  “외부 연구기관과의 파트너쉽에 기반한 연구 활동을 장려해 연구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또 한 집단연구를 더욱 확대하고자 중앙대를 대표할 만한 대표연구소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자 합니다. 대표연구소 육성은 대학의 연구성과를 견인할 우수 연구집단을 발굴하고 적극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중앙대가 강점을 가진 학문 분야와 융복합 연구트렌드, 미래 유망 연구 분야 등을 고려해 7개 후보 연구집단을 선정했습니다. 개인 연구 차원에서는 교원 개개인 의 질적 연구성과 창출을 독려할 수 있도록 우수한 연구성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 대학원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오픈이노베이션 방식을 활용해야 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회사 내 자원이 부족할 때 외부의 자원 을 가져와 성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앙대는 대학원 정원이 적어 정원을 채우고는 있지만 대학원생이 매우 부족해 연구 과제가 있어도 이를 수행할 학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대학원생 말고도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와 연구인력을 상호 교류하고 대학원 석박사 학위과정생 논문 공동지도를 포함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처럼 외부 기관과 협력해 인력을 겸임 교원 등의 형태로 고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살아남고자 합니다.”

  - 교원 임금에 관한 계획이 있는지.
  “타 대학은 대부분 연봉이 매년 1.5~2%가량 자동 승급되는 방식인 호봉제를 채택하지만 중앙대는 연봉제를 따르고 있습니다. 중앙대는 교원업적평가에 따라 교원 등급을 S·A·B·C 등급으로 나눠 이에 따라 임금 인상률을 결정합니다. C등급은 임금이 인상되지 않고 B등급부터 임금이 인상됩니다.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재는 대학 재정 상황으로 인해 원칙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원 확충, 교수노동조합과의 임금 협상 등을 통해 임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 학내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최근 중앙대 경영환경과 재정적 여건이 결코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대학본부는 항상 여러분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 교육과 연구 모두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젊은 날 캠퍼스에서 쏟아 붓는 여러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아낌없이 지원하겠으니 늘 지금처럼 학업에 열중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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