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기고문의 제목을 보며 의아할 수 있다. 제목의 ‘1mm’는 신문지 한 장의 대략적인 두께를, ‘40,075km’는 지구의 둘레를 수치화한 것이다. 신문지 한 장 속 지구촌이란 뜻이다. 그저 대학 언론이라는 이유로 교내 사안만을 기사로 다룰 줄 알았던 나는 이번 중대신문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교내와 국내는 물론 해외 관련 뉴스도 기사로 다뤘기 때문이다. 더욱이 흔한 해외뉴스가 아닌 ‘아이누족’이라는 소수민족 관련 기사여서 그런지 내 시선을 한참 동안 머무르게 했다.

  의사소통에서 함축적 표현은 듣는 이에게 의도를 다층적이면서 깊게 전달할 수 있다. 이번 아이누족 기사가 그렇다. 우리는 뉴스에서 매번 접하는 환경, 자본, 정치라는 단어들에 내성이 생겨 크게 동요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아이누족’ 기사는 그 틈새를 파고들어 내성에 파동을 일으킨다. 단순히 사라지는 소수민족에 대한 동정을 표하지 않았다. 그 안에는 제국주의, 국가 간 힘의 작용, 인권탄압 그리고 자본주의에 의한 빈부격차와 그로 인한 자연 파괴 등 오늘날에도 무겁게 다루는 다양한 사안이 담겨있다. 담담히 말하지만 날카롭게 쑤시는 기사를 읽으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특히 자본의 힘에 잠식당한 현대 사회에서 부르주아가 아닌 나 역시 아이누족의 한 구성원으로 투영됐기 때문이다. 역으로 내가 누군가의 온전한 권리를 침범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고려하며 내가 사회에 가져야 할 책임 의식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다. 이처럼 관찰자의 입장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하는 것이 기사의 의의 중 하나가 아닐까.

  세상의 사각지대를 오히려 세상의 핵심으로 바라보는 태도, 이는 기자가 갖춰야 할 시선이다. 신문을 통해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퍼질 때 세상은 다시 한번 나아간다. 중대신문 또한 누군가에게 울림을 꾸준히 주는 학보사가 되길 바란다.


이진숙 학생
사진전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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