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어느덧 1년이다. 세계 2위의 군사력을 지닌 러시아가 22위인 우크라이나를 72시간 만에 함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판단은 틀린 지 오래다. 전쟁은 장기화됐다.

  지난해 2월 24일, 푸틴은 새벽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특별 군사 작전을 선포하며 침공을 개시했다. 이후 푸틴은 9월 2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군 동원령을 시행했다. 서방이 러시아를 향해 핵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고 경고한 건 덤이다. 푸틴은 지속적인 담화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자신을 정당화하려 했다. 하지만 그건 정당화가 아닌 ’합리화‘일 뿐이었다.

  3일 만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겠다던 그의 계획과는 다르게 1년이 흘렀다. 그는 여전히 얼토당토않은 연설을 내뱉는다. 지난 21일, 전쟁 1주년을 앞두고 “서방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확장하고 그 우산으로 우리를 덮으려 한다”며 “전쟁에 책임 있는 것은 그들이며 우리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미국과 러시아 간 핵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 종료까지 선언하며 핵 위협 강도를 더욱 높였다.

  푸틴은 자국민들을 설득해 전쟁에 동원했다. 그의 혀로 많은 이들이 피를 흘렸지만, 러시아가 얻은 이득은 미미하고 피해만 막심하다.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인은 감옥에 가거나 추방당했다. 푸틴의 러시아는 이미 자국에서도, 세계에서도 고립돼 가고 있다. 푸틴이 말하는 내일은 영원히 오지 못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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