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의 탄소발자국

대학도 탄소중립은 예외가 아니다
19년에 비해 22년 전기 사용량⟰
대학평가요소인 지속가능성
학교 차원 노력과 학생 동참 필요


대학이 에너지다소비건물에 속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여러 건물과 사람들로 구성된 중앙대 캠퍼스는 지금도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 중대신문은 총장과의 특별 인터뷰를 통해 탄소중립 조기실현을 목표로 하는 중앙대의 포부를 들어봤는데요.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 속 중앙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봤습니다. 진수민 기자 susky@cauon.net

중앙대의 탄소 발생량은

중앙대는 2021년 서울특별시(서울시) 학교 대상 에너지다소비건물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에서 7위(17,358 tCO2Eq)에 위치했다. 1위인 서울대(102,958 tCO2Eq)와 많은 격차가 있지만 다른 상위 대학과는 비등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어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중앙대는 어떤 실천적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양캠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발생량을 통해 알아봤다.

지난 4년간 중앙대의 탄소 발생량은

  중앙대의 탄소 발생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탄소 계산기를 활용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캠의 탄소 발생량은 연평균 약 1756만kg이며 이를 상쇄하는 데 필요한 소나무 수는 약 266만 그루다. 동일 기간 기준 안성캠의 연평균 탄소 발생량은 약 726만kg이며 이에 필요한 소나무 수는 약 110만 그루다. 지난 4년간의 수치를 비교했을 때 안성캠은 서울캠에 비해 연간 두 세배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면 비대면 학사로 운영됐을 때와 부분 대면 학사로 운영됐을 때 전기 사용량과 탄소 배출량의 차이를 알아봤다. 대면 학사로 진행된 2019년과 부분 대면 학사로 운영된 2022년을 기준으로 비교했다. 2019년 대비 2022년의 전기 사용량과 탄소 발생량은 모두 증가했다. 전면 대면 학

사로 운영됐을 때보다 부분 대면 학사로 운영됐을 때 오히려 전기 사용량이 는 것이다. 2019년 기준 서울캠과 안성캠의 전기 사용량을 더한 값은 약 4528만kwh다. 2022년 기준 양캠 전기 사용량 합은 약 4655만kwh으로 나타났다. 2022년의 전기 사용량은 2019년에 비해 약 126만kwh 더 많다. 2019년 기준 양캠의 탄소 발생량을 합산한 값은 약 2607만kg이며 2022년은 약 2623만kg이었다. 2019년에 비해 2022년 탄소 발생량이 약 16만kg 많다.

  이러한 상황에 관해 박중열 교수(기계공학부)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전자기기의 수가 많아지면서 전기가 비효율적으로 소비될 수 있다”며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등의 시설이 추가로 설치되는 것도 전기 사용량의 손해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는 2022년에 204관(중앙도서관) 앞 중앙계단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 바 있다.

  박훈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은 “종합대학은 대체로 시간이 흐를수록 건물 수나 서비스업 제공업체가 늘어난다”며 “연구 기자재, IT 서버 등의 증설은 탄소 배출량이 상승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비대면 학사에도 큰 변화는 없어

  중앙대는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의 확산세로 비대면 학사 체제에 돌입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던 비대면 학사 운영 시기의 에너지 사용량은 어땠을까. 전면 대면 학사로 진행된 2019년과 비대면 학사였던 2020년·2021년을 비교해봤다.

  서울캠 전기 사용량은 2019년(약 3165만kwh) 대비 2020년(약 2824만kwh)은 약 340만kwh, 2021년(약 2918만kwh)은 약 247만kwh 감소했다. 안성캠 전기 사용량은 2019년(약 1363만kwh) 대비 2020년(약 1135만kwh)은 약 228만kwh, 2021년(약 1175만kwh)은 약 188만kwh 감소했다. 해당 기간 에너지 사용량은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았음에도 대면 학사 시절에 약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용호 안성캠 시설관리팀장은 “예술대 실기·실습 공간과 생명공대·예술공대·공대의 실험·연구용 공간은 비대면 학사기간에도 전면적으로 사용됐다”며 “사용이 제한된 강의용 건물과 기타 건물도 공용시설 유지와 동파 방지를 위해 특정 공간을 부분적으로 운영했다”고 말했다.

  박중열 교수는 “냉·난방 시설이 대학의 에너지 사용량과 연관이 큰데, 냉·난방 시설의 수요가 큰 한여름과 한겨울은 방학이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많지 않다”며 대면 학사와 비대면 학사 간의 에너지 사용량 차이가 적은 이유를 설명했다.

실천적 목표 달성을 위해

  영국의 대학 평가 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에서 진행하는 ‘세계 대학 영향력 평가’는 대학의 연구력뿐만 아니라 사회적·지구적 책무를 중요한 대학 평가 요소로 삼고 있다. 지구적 난제 해결을 위해 대학 평가 항목에 2015년 UN 총회에서 채택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기여도를 포함했다. 2022년 기준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대학은 경북대이며 세계 13위에 해당한다.

한편 중앙대는 2020년 기준 세계 201300위에 속했다. 권우현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장은 “서울시와 같은 대도시에는 대형 발전소나 대규모 산업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도시의 최대 온실가스 배출원은 건물이고 건물이 많은 종합대학은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앙대의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중앙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환경부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3년마다 그린캠퍼스를 선정하여 대학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 중이다. 김해은 환경부 그린캠퍼스 주임은 “대학의 지속가능한 경영·인재 양성을 위한 환경 교육과정 개발·환경 의식 제고를 위한 녹색생활 실천 유도·교내 녹지 확대를 통한 친환경 교정 조성 등이 그린캠퍼스 사업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물 및 시설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 운영·폐기물 발생 모니터링 및 재활용 정책 운영·에너지 절약 건축물 제도 운영·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지역사회와의 협력 체계 구축 등 중앙대가 추진해야 할 실천적 노력의 방향을 제시했다.

  학교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대학 구성원 전체의 노력이 동원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훈 연구위원은 “중앙대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하기 위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이 지역 상권과 협력하고 생애주기평가(LifeCycle Assessment)와 같은 정량적 지표를 제공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
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생애주기평가를 통해 개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인지하면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된다는 것이다. 권우현 팀장은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으로는 채식이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일상 속 실천이 있다”고 밝히며 학생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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