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리’는 여럿이 다 뒤섞여 또렷하게 분간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합니다. 동아리라는 울타리 아래 모인 각양각색 청춘이 이리저리 뒤섞인 모양을 두고 아리아리하다 할 수 있겠네요. ‘아리아리’ 흘러가는 동아리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그 속에 ‘동동’ 떠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포착했습니다. 이번 주는 창업 동아리 ‘무궁’(안성캠 중앙동아리)을 만납니다. 다양한 색만큼 많은 매력을 가진 무궁화. 무궁화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동아리 무궁이 풍기는 향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배효열 기자 hyo10@cauon.net  사진 봉정현 기자

무궁화 교육 봉사 활동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기자에게도 많은 배움을 안겨줬다. 무궁화를 통해 소중한 인연이 맺어졌다.
무궁화 교육 봉사 활동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기자에게도 많은 배움을 안겨줬다. 무궁화를 통해 소중한 인연이 맺어졌다.

 

무궁화는 우리에게 친숙한 꽃 중 하나입니다. 열차 이름인 ‘무궁화호’부터 경찰 계급장까지 다양한 곳에서 어렴풋이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죠.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있는 무궁화. 여기 무궁화를 더 친숙하게 우리 일상 깊은 곳까지 스며들도록 하는 동아리가 있습니다. 무궁화를 그리고, 심고, 가르치기도 하는 ‘무궁’입니다. 누구보다 무궁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동아리 무궁이 활짝 핀 모습을 따라가 봤습니다. 

  너, ‘무BTI’가 뭐니? 
  16일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경기지역아동센터에서 동아리 무궁과 만났습니다. 추운 날씨와 달리 아동센터는 아이들의 열기로 따스했습니다. 곳곳에는 아이들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었죠. 한편에 자리 잡은 공부방엔 아이들의 손때 묻은 필기구들이 있었습니다. 아동센터에는 약 스무 명이 넘는 아이들이 있었는데요. 사탕을 주며 다가오는 아이도, 낯을 가리며 고개를 숙인 아이도 있었습니다. 물론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맞아주는 아이도 있었죠. 제각기 다른 아이들의 모습이 공간을 더 활기차게 만들었습니다. 

  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궁화를 주제로 한 교육 봉사가 예정된 날이었습니다. 무궁은 무궁화 심기, 무궁화 벽화 그리기, 무궁화를 이용한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요. 이번 활동은 무궁이 야심 차게 준비한 첫 무궁화 교육 봉사 활동이었습니다. 윤규란 무궁 회장(식물생명공학전공 2)은 교육 봉사 활동을 위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아동센터와 지속해서 소통했죠. 윤규란 회장은 무궁화를 이용한 교육 봉사 활동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관해 말했습니다. “시대가 지나면서 무궁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얕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동아리를 만들며 이런 문제를 무궁화를 소재로 한 교육으로 꼭 해결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활동은 ‘무BTI’ 검사였습니다. 무궁화와 아직 친하지 않은 아이들을 위해 최근 유행하는 성격유형검사 ‘MBTI’를 차용한 활동인데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문항으로 간단히 MBTI를 검사하고 각 MBTI와 홍단심계, 백단심계, 배달계, 아사달계 등 이파리 색과 단심의 유무 등의 차이로 나뉜 무궁화 종류를 연결해 아이들이 무궁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었습니다. 

  기자도 다른 동아리원들처럼 아이들에게 다가가 활동을 도왔는데요.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기에 MBTI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여러 알파벳이 쓰인 교육 자료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죠. 기자는 문항에 제시된 예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일상적인 상황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러자 집중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금세 제시된 상황에 빠져 깊게 고민하며 신중히 답을 골랐죠. 다양한 아이들의 성격만큼 갖가지 MBTI 결과가 나왔는데요. 아이들은 자신의 MBTI 결과에 맞는 무궁화를 찾아봤습니다. 

 

  나만의 무궁화 책자 만들기 
  무BTI 검사가 끝난 후 ‘나만의 무궁화 책자 만들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무궁이 준비한 무궁화 책자 만들기 자료는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는데요. 고양이와 함께 다양한 색의 무궁화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백지오 동아리원(예술공학부 2)이 손수 그린 그림이었죠. 백지오 동아리원은 무궁 공식 SNS를 통해 무궁화 웹툰 또한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정기적으로 웹툰을 올리는 것에 로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무궁 활동을 통해 실현해서 좋아요. 가끔 SNS에 남겨진 반응을 볼 때면 보람차죠.” 

  책자에는 무궁화가 종류별로 그려져 있었는데요. 윤규란 회장은 색상 차이를 중심으로 무궁화 종류에 대해 아이들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시끌벅적하던 아이들도 자신의 MBTI와 연계된 무궁화 종류에 관한 설명을 할 때는 눈이 반짝였죠. MBTI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했던 아이들은 금세 자신의 MBTI와 무궁화 종류를 외우기도 했습니다. 

  윤규란 회장의 설명에 따라 아이들은 책자 속 무궁화 설명에 관한 빈칸을 채웠습니다. 아이들은 작은 손에 펜을 쥐고 한 자씩 꾹꾹 글자를 눌러 썼죠. 책자의 빈칸이 다 채워진 후 무궁이 준비한 무궁화 스티커를 붙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은 귀여운 스티커에 관심을 가지며 스티커를 잘랐는데요. 조금 전 삐뚤빼뚤하게 쓴 글씨와는 달리 무궁화 스티커만큼은 반듯하게 오려 나갔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마음 가는 곳에 무궁화 스티커를 잔뜩 붙이며 웃음을 보였는데요. 교육을 진행할수록 아이들과 무궁화는 조금씩 친해져 갔습니다. 

  무궁의 첫 교육 봉사 활동은 다음을 기약하며 마무리됐습니다. 교육 봉사 활동을 통한 무궁화 알리기에 동아리원들은 뜨거운 열정을 보였죠. 교육 봉사 활동이 끝난 후 동아리원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민강건 동아리원(생명과학과 2)은 교육 봉사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보니 무궁화에 관심이 많이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무궁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무궁화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윤규란 회장은 삼천리에 무궁화를 알리겠다고 밝혔죠. “동아리를 만들 때 ‘무궁화를 삼천리에 피우자’라는 슬로건을 정했어요. 무궁화는 애국가에도 나오는 꽃이지만 크면서 무궁화가 꽃 피우는 것을 쉽게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무궁화를 봤을 때 ‘이거 무궁화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무궁화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무궁화를 이용한 음식 만들기부터 무궁화 굿즈까지. 무궁은 교육 봉사 활동 외에도 무궁화를 즐기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무궁화를 이용한 음식 만들기부터 무궁화 굿즈까지. 무궁은 교육 봉사 활동 외에도 무궁화를 즐기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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