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하다. 제65대 양캠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출마한 선거운동본부(선본)의 공약들은 속 빈 강정이었다.

  일부 선본은 포탈을 통한 석차 조회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학사팀에서 이번 학기 내에 개선하겠다고 밝힌 사항이다. 선본은 이를 알고 있었음에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대학본부 부서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부서 간 협의 절차에서 총학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지에 관해서는 의문이다.

  지난 제64대 총학과 중앙비상대책위원회(중비대위)가 진행해 온 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D학점 의무부과제 폐지에 관한 논의는 이미 총학과 중비대위 차원에서 시작된 사안인 만큼 공약으로 내세우기보다 논의를 어떻게 진척시킬지에 관한 구체적 실행 계획을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고민 없이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사업을 이행하겠다는 공약은 이전부터 차려지고 있는 밥상에 숟가락 놓는 식의 공약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임기 마무리 시점에서 공약 이행도에 있어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으나 과연 중앙대의 실질적인 개선과 발전을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희락관 부지 건축 허가 요청을 통한 교육 공간 확보 공약은 임기 내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지 의문스럽다. 희락관 부지에 건축하고자 하는 건물은 아직 인허가 단계를 거치고 있으며 대학본부에 따르면 건물 건축 후 입주 단계에서 입주 부서 혹은 기관을 선정하기에 건물이 어떻게 활용될지 2023년 이내에 확정되기 어렵다. 따라서 해당 건물을 통해 교육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은 임기 동안 실현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교지 확충 및 교육 공간 확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했으나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공약 이행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하지 않은 선본도 있었다. 선본의 공약에 관해 대학본부 측에 사전 협의 여부를 물었을 때 상당수 공약은 대학본부와의 협의가 미리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공약자료집에 일부 공약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제시된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아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공약자료집은 유권자들이 공약에 관해 상세하게 알 수 있도록 제공돼야 한다. 1년 임기 동안 달성해야 할 목표로서 공약을 세운 것이 맞는가.

  예비군 수업권에 대한 논의 추진 등 학생들과의 논의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는 공약도 있었다. 문제는 해당 공약에 선본이 제시한 구체적인 문제 해결 방향성이 제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은 공허한 약속이다. 구체적 해결 방안의 도출을 유권자인 학생에게 미루고 공약 불이행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태도로 비춰질 뿐이다.

  중앙마루에 경사로를 설치해 장애 학생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공약도 있었다. 그러나 대학본부와의 사전 협의나 공약 대상인 장애 학생들의 의견 청취는 미흡했다.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배리어 프리 캠퍼스 공약은 장애 학생을 위한 공약이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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