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드라마를 다루는 게 일이다 보니 사실과 진실의 대립, 혹은 그 수용에 대해 늘 고민합니다. 부당한 사실과 정당한 진실, 호의의 사실과 폭력의 진실 등은 연극 드라마의 단골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이와 관련한 사건을 목도할 때 오히려 외면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주시하는 이유는 직업병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본 중대신문은 훌륭했습니다. 전반적인 학내 소식을 사실적으로 꼼꼼히 알리려는 노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 역시 중대 교정을 다닐 당시 이만한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나 반성할 정도로, 교원 인사제도 추가 개선안과 외국인 전임교원의 처우 점검, 전학대회 보고 및 논평, 지구적 의제이기도 한 폐기물 처리의 교내 현황 파악, 학생들에게 실체적 위협인 중앙대 인근 원룸촌 안전 실태 조사, 논술대회 수상자와 당구 동아리 소개 외에도 중앙대 관련하여 알아야 할, 짚어야 할 소식들이 꼼꼼히 녹여져 있어 감탄했습니다. 아날로그 관습을 다 탈피하지 못한 나로서는 이공오의 크리티컬 QR 링크도 있다는 점에 더욱 놀랐고, 로맨스를 키워드로 한 문화면 구성과 기사 내용도 흥미로웠습니다.

  아쉬운 건 편집장의 고민처럼 ‘착한 개’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1주일간 집중 취재한 ‘10·29 참사’ 사진이 홈페이지 많이 본 기사에 검색된 것처럼 이번 참사는 누구에게나 가장 큰 사건일 것입니다. 실체적 위험은 어둑한 원룸촌뿐 아니라 화려한 불빛의 도시 한복판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약속된 섹션 기사만을 내보인 진실이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중대신문의 열의와 기량을 감안하면 추후 기획 보도가 나오리라 기대하지만, 1면의 배치와 중요도를 누구보다 잘 아는 편집국에서 조감도를 사진으로 내세운 점은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이지수 강사 
연극전공 

 

 

저작권자 © 중대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