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감사위원회(중감위)가 결국 폐지됐다. 2019학년도 2학기 서울캠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중감위 회칙이 제정된 지 약 3년 만이다. 이에 중앙감사 체제의 순기능 이행의 대체 방안으로 중앙감사회의가 구성됐지만 이는 감사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학생사회 내 회계 문제는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2019년 서울캠 축제 플리마켓 보증금 및 입점비에 대한 회계 내역 부재가 지적된 바 있다. 2020년 해당 문제는 재점화됐고 총학생회장은 통장 내용 공개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끝내 규명되지 않았다. 안성캠도 마찬가지다. 2020년에만 두 차례 학생회비 사적 사용 문제가 불거졌다. 관현악전공 학생회장이 학생회비 출금 조작 등 사적 유용으로 사퇴했다. 총학생회장의 학생회비 횡령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기구별 자체적인 회계 내역 공개를 하더라도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감사 기구가 필요한 이유다.

  학내 투명한 회계에 대한 대표자 간 논의 및 고민은 부족했다. 그저 속전속결이었다. 중감위 폐지 안건에 대한 찬반 토론은 물론 수정안 제출 과정은 부재했고 단 한 번의 질의를 거쳐 가결됐다. 중앙감사회의 구성에 관한 회칙 제정 안건 의결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질의 1회 이외에는 중앙감사회의에 관한 직접적인 내용의 수정안은 물론 찬반 토론자도 없었다.

  대표자들의 책임 의식도 가벼웠다. 전학대회 의장은 회의 중 수차례 대표자의 조퇴 문제를 언급했다.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의사정족수보다 적어 재의결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이탈한 대표자들로 인한 회의 정지도 이뤄졌다. 신중한 고민, 활발한 논의. 공론장엔 어느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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