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명. 현재 안성캠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의 숫자다. 캠퍼스는 그들의 안전한 눈과 귀가 되고 있을까. 비장애인에게는 크지 않은 결함이 장애인에게 생각지 못한 결손을 야기할 수 있다.
 
  배려가 닿지 못한 곳은 아직도 많다. 훼손된 점자블록이 그 대표적인 예다. 발바닥의 촉감으로 위치와 방향을 알 수 있도록 표면에 돌기가 나 있는 점자블록은 시각 장애인의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중 일자 모양의 돌기를 가진 선형 점자블록은 시각 장애인에게 일정 거리까지의 보행 방향을 표시할 뿐만 아니라 올바른 길을 안내하는 지표가 돼준다. 그러나 캠퍼스 내 일부 선형 점자블록은 온전치 못했다. 시각 장애인에게 안전한 길잡이가 돼줄 수단이 손상된 격이다.
  
  성치 않은 점자블록은 오히려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민원분석시스템으로 수집된 점자블록 관련 민원 2847건 중 ‘점자블록 파손·훼손’ 문제 신고 건수가 가장 높다. 학내에서도 점자블록의 작은 훼손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시로 세심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학내 건물 내부를 안내하는 촉지도 등도 부족하다. 촉지도는 시각 장애인이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게 현재의 위치 등을 촉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든 지도다. 해당 시스템이 캠퍼스 내 상당 부분 마련돼있다 하더라도 부재한 곳이 있다면 친절하지 못한 캠퍼스일 수밖에 없다.
  
  학내 디지털 시설에 대한 접근성 또한 보장되지 않고 있다. 707관(학생후생관) 카우잇츠의 학식 등 키오스크에는 음성 안내 시스템 및 점자 표시가 없다. 키오스크 등 디지털 장치가 빠르게 보편화되는 사회 속 디지털 취약 계층의 소외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8월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8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는 디지털 보편권·접근권 확립으로 ‘함께 누리는’ 디지털 사회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신체적 불편이 가장 기본적인 권리로부터 소외되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 중앙대 또한 장애 학생의 디지털을 향한 접근이 용이할 수 있게 힘써야 한다.
 
  비장애인의 올바르지 못한 인식 또한 간과할 수 없다. 22일 서울캠에서 진행된 ‘2022 공학인들의 페스티벌: BLUE MOON’ 배리어 프리존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인식 수준 및 태도는 아쉬웠다. 당일 배리어 프리존에 착석했던 장애 학생은 비장애인들이 갑작스레 난입하거나, 의자 등의 시설물을 가져가는 문제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적어도 배리어 프리존을 향해 “해당 자리는 어떻게 예약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은 없어야 하지 않은가.
  
  과연 배리어 프리존은 정말 장벽으로부터 자유로웠을까. 비장애인들의 경솔한 무신경함이 심각하다. 무신경과 무관심에서 기인한 인식 문제는 배리어 프리한 캠퍼스 조성을 더욱 불투명하게 한다. 해당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배리어 프리존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인력 또한 충분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
  
  완전하게 배리어 프리하지 못한 캠퍼스는 비단 대학본부와 학생대표자만의 책임이라 할 수 없다. 장애 학생에게 불친절한 캠퍼스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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