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인 여러분들은 추석 연휴를 재밌게 보냈나요? 설렘 한가득 싣고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버스 차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나요. 개강 후 잠시 찾아온 달콤한 연휴 동안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둥근 달이 차올라 가을 밤을 환하게 비추던 이번 추석,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분주하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중앙대 구성원들은 추석 연휴를 어떻게 지냈을까요? 캠퍼스로 향해 중앙인들과 함께 추석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습니다.글·사진 배효열·정해균 기자 sun_virus02@cauon.net

 

추석을 느끼며
정기현 학생(건축공학전공 2)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건축공학전공 2학년 정기현이라고 합니다.” 

  -추석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추석 연휴 이틀 전 코로나19에 감염됐어요. 그때부터 일주일 동안 자가격리를 하느라 본가에 못 내려가고 집에 있었습니다. 격리 초반에는 열이 나서 침대에 누워만 있었죠. 이틀 사흘 정도 지나니 몸이 괜찮아져서 그동안 못 봤던 예능 프로그램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보냈어요.” 

  -친인척들을 뵙지 못해 아쉬웠겠네요. 
  “그래도 큰어머니께서 카카오톡으로 안부 말씀도 해 주시고 용돈도 주셨어요. 할머니랑도 통화했죠. 다행히 추석 3주 전쯤에 할머니 생신이어서 온 식구가 모인 날이 있었는데요. 추석 연휴에는 뵙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때라도 봬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추석을 보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저희 식구만의 루틴이 있습니다.(웃음) 다 같이 의왕시에 있는 큰아버지 댁에 모여서 2박 3일 동안 함께 지내는 거죠. 첫째 날에는 다들 도착해서 전도 부치고 밥도 먹고 쉬다가 둘째 날에는 항상 영화를 보러 가는 전통이 있어요. 저희 식구가 좀 많아서 두세 팀 정도로 나눠 추석 시즌마다 나오는 영화를 관람하러 가죠. 영화를 본 후에는 다 같이 당구장도 가고 식구들끼리 놀면서 보내요.”  

  -귀향길에 즐겨듣는 노래를 소개해주세요. 
  “차를 타고 큰아버지 댁에 갈 때 노래를 많이 듣는데요. 아무래도 저는 노래 선택권이 없고 부모님에게 선택권이 있어요. 그래서 좀 옛날로 넘어가는데……. 옛날 노래 중에 드라마 <응답하라 1994> OST로 나온 <너만을 느끼며>라는 노래를 제일 즐겨듣는 것 같습니다. 원곡도 좋지만 정우, 유연석, 손호준 배우가 부른 버전을 정말 좋아해요.” 

 

귀향 버스는 설렘을 싣고
이지현 학생(산업디자인 전공1)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산업디자인전공 1학년 이지현입니다.”

  -이번 추석 때 고향에 어떻게 내려가셨나요. 
 
“제 고향은 대구광역시(대구)랍니다. 이번 추석에는 안성캠 총학생회에서 운영하는 ‘추석맞이 귀향버스’를 타고 내려갔죠.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는데 덕분에 무사히 고향에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향으로 내려갈 때 한 4시간은 걸린 것 같아요. 고속도로에서는 안 막혔는데 대구로 들어갈 때 막히더라고요.” 

  -가장 좋아하는 추석 음식은 무엇인가요? 
 
“혹시 술떡이라고 아시나요?(웃음) 그동안 명절마다 술떡이 있어서 자주 먹었는데 이번에는 술떡을 먹지 못해 아쉬웠어요. 술떡 외에는 새우전도 좋아하죠.” 

  -추석에 생긴 기억 남는 일화가 있나요. 
 
“이번에 성주군에 사시는 외할머니께서 코로나19 걸리셔서 직접 뵙지 못했어요. 성주군에 가긴 했지만, 차를 세워놓고 인사만 하고 돌아왔죠.” 

  -추석 연휴는 어떻게 보냈나요? 
  “고향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데 제가 기숙사에 살아 자주 만나지 못해요. 이번에 내려가서 고양이와 자주 놀았어요. 또 고향 친구를 오랜만에 봤습니다. 놀이터에서 만나서 그동안 못했던 수다를 나눴죠.” 

  -대구의 명물을 소개해주세요. 
  “대구는 막창이 맛있어요. 저는 집 앞 막창집에 자주 가는데 미역국도 나오고 맛있답니다. 또 수성못이라는 곳도 있는데요. 수성못 근처는 맛집도 많고 산책하기도 좋아요.” 

  -이번 추석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늦은 개강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개강 주는 오리엔테이션을 많이 해서 여유롭게 느껴졌어요. 제대로 된 개강은 추석이 끝나고부터인 것 같아요. 연휴가 끝나고 수업하니 다시 연휴로 돌아가고 싶네요.” 

 

할머니가 만든 전, 나를 위해 구웠지!
박지현 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2)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21학번, 21살 박지현입니다! 경영학부도 복수전공하고 있어요.” 

  -추석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의정부시에 있는 할머니 댁에 들러서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돌아왔어요. 본가가 오산시인데, 원래 오산시에서 의정부시까지 1시간 반 정도면 갈 수 있거든요. 근데 이번에 거의 3시간이나 걸려서 그게 기억에 남네요. 제가 지금까지 할머니 댁에 갔던 것 중에 손에 꼽을 만큼 오래 걸렸죠.” 

  -추석을 보내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면. 
  “저희 가족은 제사를 안 지냅니다. 그래서 보통 추석에는 외식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외식하는 것 말고는 특별하게 추석이기 때문에 하는 건 없고 최대한 가족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 같네요.” 

  -제사 음식을 안 드셨겠네요. 
  “저희가 제사는 안 지내지만 명절마다 할머니께서 전을 부쳐주세요. 저희 할머니께서는 동그랑땡을 직접 만들어주신답니다. 직접 한 반죽을 동그랗게 빚어서 만들어주시죠. 냉동 동그랑땡과는 차원이 다른 것 같아요. 할머니 댁에서만 맛볼 수 있어서 추석에는 그 맛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추석과 설 중 더 선호하시는 명절은? 
  “저는 추석입니다. 일단 설은 너무 추워요.(웃음) 제가 추위를 많이 타서……. 그리고 추석이 뭔가 한 해의 중간쯤에 있잖아요. 그래서 추석은 한 해의 상반기와 하반기를 둘 다 생각하게 되는 명절인 것 같아서 더 좋아해요.” 

  -돌아오는 명절은 어떻게 보내고 싶나요? 
  “이번 여름에 제가 강릉시에 있는 주문진을 다녀왔는데요. 주문진이 너무 좋아서 시간이 된다면 가족들과 한 번 더 가고 싶어요. 원래는 회를 못 먹었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맛을 깨달았죠.(웃음)”

 

명절 음식 줄이기 대작전
박후서 308관(블루미르홀308관) 방호원

  -안녕하CAU!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308관(블루미르홀308관)에서 방호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후서입니다. 이 건물의 일반 경비 업무를 하고 있어요. 야간에는 외곽 순찰도 하고 있죠.” 

  -이번 추석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희 방호원들은 하루에 두 명이 교대로 근무합니다. 주간 근무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야간 근무는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근무하는 거죠. 그리고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 휴무가 각 이틀씩 반복되면서 돌아가는 거예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순번상 모두 출근을 했어요. 우연히 그렇게 됐네요. 아쉽지만 제가 이런 직업을 갖고 있기에 감수하고 있습니다. 전혀 불만은 없어요.” 

  -차례를 지내지 못하셨겠네요. 
  “추석 당일에는 제 근무가 주간이었어요. 그래서 새벽에 간소하게 차례를 지내고 출근했습니다. 오전 4시경에 일어나서 오전 5시쯤 차례를 지냈어요. 가족들과 그 전날부터 음식도 만들며 만반의 준비를 했죠.” 

  -음식 준비는 어떻게 하시는 편인가요? 
  “최근 신문이나 인터넷상에 명절 음식 간소화에 관한 기사가 많더라고요. 저도 적극적으로 음식을 줄이려고 하고 있어요. 평상시의 절반 이하로 음식의 종류와 양을 줄였습니다. 요즘에는 핵가족화돼 있기도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만나는 인원도 줄었으니까요. 지금껏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데 낭비적인 요소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규모를 줄이다 보니 저도 마음이 편해진 것 같아요.” 

  -관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많은 학생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부모 형제와 떨어져서 지내고 있잖아요. 생활관에서 지내는 게 여건상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도 잘 견뎌내면 앞으로 인생의 목표도 잘 이뤄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예요.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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