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시선을 끌다, 시야를 끌다>는 ‘팬데믹과 사회’라는 하나의 주제를 6부작으로 선보였습니다. 시간은 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코로나19로 취재처가 제한되자 난항을 겪던 사진면은 아예 코로나19를 사진으로 기록해보자는 발상으로 기획에 착수했습니다. 그렇게 팬데믹에서 파생된 복지, 문화, 의료, 환경, 심리, 지역사회로 이뤄진 총 6분야의 팬데믹 사회 분석 기획이 탄생했습니다.

  기획에 관해
  첫 번째 <시끌시끌> 주제는 코로나19와 노인이었습니다. 코로나19 발병 초부터 지금까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복지 문제를 짚었죠. 노인 복지가 코로나19로 악화한 건 맞습니다. 그러나 막상 취재를 시작하니 오히려 노인이 젊은이보다 코로나19를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착안한 기획이 5월에 발행한 코로나19와 자아입니다. 10·20세대의 팬데믹 속 불안한 자아와 정신적 회복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표현하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정신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했죠. 마침 5월엔 젊은 세대의 엔데믹 블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가장 변화에 익숙하고 연결되어있을 줄 알았던 세대가 실은 짙은 고립감을 안고 있었던 겁니다.

  <시끌시끌>은 코로나19 속 취약점만 다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에 적응하는 인간의 유연성도 분석했죠. 현재부터 가까운 미래까지 코로나19가 주거·업무·상업 공간에 끼친 영향을 심도 있게 취재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생활의 변화는 위기로 인식됐지만, 누군가에겐 또 다른 기회였습니다. 급변하는 공간 수요를 이용해 직주락 일체, 체험 중심 판매 등 새로운 유행을 창조한 거죠. 역경에 굴하지 않고 환경에 맞춰 진화하는 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던 기획이었습니다.

  코로나19를 넘어 팬데믹, 즉 감염병 대유행이라는 개념 자체를 다루기도 했습니다. 사진부는 팬데믹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주목했습니다. 코로나19 종식은 인간 승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지구 곳곳에 숨어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은 기후가 변하고 동물 서식지가 교란되면 반드시 인간을 찾아올 겁니다. 기후변화와 포스트 코로나 팬데믹의 유기성을 알아봤다면, 기후변화는 현재 얼마나 진행된 걸까요? 기후변화 실태에 관한 취재를 진행하며 사람들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고 있음을 많이 느꼈습니다. 환경에 대한 무관심만큼, 기후변화가 조용히 한반도를 잠식하다 포스트 코로나 팬데믹의 근원지로 한국이 꼽힐지도 모를 일입니다.

  막을 내리며
  <시끌시끌>은 코로나19와 지역사회의 회복을 마지막 주제로 막을 내립니다. 앞으로의 귀추가 전혀 예상되지 않던 1월과 달리, 6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지역사회에 생기가 돌고 있죠. 하지만 방심하긴 이릅니다. 코로나19가 잠시 잠잠해진 것뿐이지, 엔데믹(풍토병)은 이를뿐더러 팬데믹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회복 속에서도 계속 조심하며 생활 수칙을 지켜나가는 게 최선이라는 거죠.

  <시끌시끌> 6부작은 일상이 돌아오며 해피엔딩을 맞았습니다. <시끌시끌>은 여기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지만, 언젠가 찾아올 진정한 코로나19의 결말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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