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이번 학기 서울캠 신문 배부를 맡았습니다. 일요일 저녁마다 캠퍼스를 돌며 남은 신문을 수거하고, 새 신문을 채웁니다. 신문이 담긴 수레를 끌고 캠퍼스를 돌아다니면 힘들긴 해도 좋은 일이 생기곤 합니다. 어느 날은 과 동기를 우연히 만났는데 선뜻 도와주겠다고 한 적도 있죠. 하지만 역시 가장 기분 좋은 일은 신문이 많이 남지 않은 배부대를 마주했을 때입니다. 중대신문 기자들이 일주일 동안 열심히 작성한 기사가 많이 읽혔으리라 생각하면 힘이 솟죠.

  신문 배부를 하며 가장 힘든 점은 캠퍼스의 가파른 경사입니다. 특히 정문 인근 104관(수림과학관)에서 204관(중앙도서관)을 거쳐 207관(봅스트홀)으로 올라가는 배부 코스는 정말 힘들죠. 신문을 싣고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장애 학생에게는 이런 구조가 더 힘들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껏 작성한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를 꼽으라면 단연 장애 학생과 관련한 기획기사 2편입니다. ‘장애 학생의 입시 구조’와 ‘캠퍼스 내 장애 학생 이동권’에 관한 기획이었죠. 가장 힘들었기에 기억에 남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이 배웠습니다. 긴 분량의 기사를 작성하는 경험, 다양한 취재원들을 인터뷰하는 경험과 더불어 기자가 가장 크게 배운 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법’입니다.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더 열심히 문제점을 찾았습니다. 타대는 장애인 특별전형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수시모집 요강을 열심히 들여다봤고, 캠퍼스에 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다른 장벽은 없는지 살피며 강의실을 오갔습니다. 몰랐던 문제를 하나씩 발견하며 구조적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가 참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정 학과에서 장애인 특별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건 장애 학생이 그 공부를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개입됐을 수 있겠다는 생각, 어딘가로 자유롭게 이동할 권리는 생존할 권리와도 맞닿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새로운 문제의식을 느꼈죠. 어쩌면 그런 문제들을 인식하지 못했던 기자도 잘못된 구조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졌습니다.

  처음 작성해보는 소수자 관련 기사라 한 취재원에게 언론에서 소수자를 다룰 때 조심해야 할 점을 질문했더니 “시혜적인 시선으로만 장애인을 바라보는 기사가 아니었으면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또한 한 번도 고민해본 적 없었기에 기사를 작성하는 내내 염두에 뒀습니다.

  이번 학기 신문 배부도 1번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시원섭섭합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면 다시 매주 배부대가 채워지겠죠. 다음 학기에 발행될 신문도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안성캠의 배리어 프리 환경은 조사하지 못했거든요.

정해균 대학보도부 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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