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쿼시, 신체·두뇌 모두 중요해 
학내 구성원의 관심 증가해야

“뜨겁게 꿈틀거리는 /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영화 <국가대표> OST인 <Butterfly>의 가사 일부입니다. 국가대표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린 영화와 들어맞는 노래죠. 중앙대에도 ‘나비’가 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는 선수들이 많은데요. 그중 기자는 스쿼시부 선수들을 만나 그들의 훈련 과정을 함께 했습니다.

김사무엘 선수(좌측)와 이라온 선수(스포츠과학부 1)(우측)가 연습 경기를 하고 있다. 사진 박소리 기자

  매너가 스쿼시를 만든다
  스쿼시는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실내 코트에서 진행하는 스포츠입니다. 테니스나 배드민턴과 달리 천장을 제외한 벽과 바닥 5면을 이용하죠. 곧바로 공을 받아 치거나 바닥에 1번 튀긴 공을 직접 또는 옆 벽이나 후면 벽을 이용해 공이 앞 벽으로 향하도록 치면 됩니다. 만약 공이 바닥에 2번 튀길 경우엔 실점하게 되죠.

  스쿼시부 주장인 이승연 선수(생활·레저스포츠전공 4)는 스쿼시를 신체뿐만 아니라 두뇌를 사용하는 종목이라고 말했습니다. “스쿼시는 구석에 밀어 넣는다는 의미예요. 사방이 막힌 경기장에서 승리하려면 머리를 써야 하죠. 그래서 스쿼시를 ‘몸으로 하는 체스’라고 불러요.”

  조그마한 코트 안에 2명 혹은 4명의 선수가 뛰어다니기 때문에 동선이 겹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은 공을 받아 친 후 가만히 멈춰 서면 안 된다고 말했죠. 공을 친 후 상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재빨리 이동해야 하죠. 고의성을 갖고 상대를 막으면 스트로크(Stroke)가 선언됩니다. 이 경우엔 서브권이나 점수를 내주죠. 고의성이 없더라도 렛(Let)이 선언돼 다시 랠리를 이어가야 합니다.

  스쿼시부를 담당하는 김재우 교수(스포츠과학부)는 스쿼시의 매력으로 배려를 언급했습니다. “상대를 이겨야 하는 것이 스포츠잖아요. 그렇지만 스쿼시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죠.”

임재현 선수가 박소리 기자에게 라켓 그립과 스윙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박환희 기자

  스쿼시, 어렵지? 않아요!
  기자는 스쿼시부 훈련이 이뤄지는 충청남도 천안시로 향했습니다. 스쿼시 경기장에 들어서니. 빠른 속도로 오가는 공에 눈을 떼지 못했는데요. 옆에 있던 김사무엘 선수(생활·레저스포츠전공 2)에게 훈련 명칭을 물었습니다. “지금 하는 훈련은 ‘터닝’이라고 불러요.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포핸드나 백핸드로 공을 치는 훈련이죠.” 라켓을 휘두르기까지의 발동작에도 눈길이 갔는데요. 이를 위해 선수들은 스텝 훈련도 자주 한다고 합니다.

  이어 선수들은 ‘ㄱ(기역)자 게임’이라는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경기장 바닥 한가운데에 놓인 선이 마치 알파벳 T처럼 보여 ‘T존’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ㄱ자 게임에선 T존으로 나눠진 2면 중 1면을 사용하지 않죠. 임재현 선수(생활·레저스포츠전공 4)는 ㄱ자 게임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익힐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러 선수가 동시에 할 수 있는 훈련이에요. 한정된 공간에서 전술이나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내는 기술을 익힐 수 있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라켓이 벽이나 바닥에 부딪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자는 혹여나 비싼 라켓이 손상되지는 않을지 걱정했는데요. 김사무엘 선수는 손상을 막기 위해 장비를 사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라켓이 많이 깨져요. 그래서 ‘범퍼’라는 보호 장비를 씌우죠. 범퍼만 교체할 수 있어서 라켓을 오래 사용하려면 범퍼를 사용하는 게 좋답니다.”

박환희 기자가 임재현 선수와 함께 간단한 연습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 박소리 기자

  선수들의 훈련이 마무리될 무렵 기자도 스쿼시를 배우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섰습니다. 처음 공을 만졌을 때의 느낌은 ‘뜨겁다’였죠. 장예원 선수(생활·레저스포츠전공 3)는 공이 뜨거울수록 잘 튀긴다고 말했습니다. “공이 차가울 땐 탄성이 없어요. 공을 칠수록 안에서 마찰이 발생해 팽창이 이뤄져 뜨거워지면 더 잘 튀깁니다.”

  임재현 선수의 지도를 받으며 기자는 포핸드와 백핸드 스윙을 배웠습니다. 나름 동네 배드민턴장에서 명성을 떨친 기자였기에 수월하게 익힐 수 있었죠. 하지만 곧 어려움을 맞닥뜨렸죠. 생각보다 공이 튀어 오르지 않아 받아치기 어려웠기 때문인데요. 임재현 선수는 어려움을 겪는 기자에게 조언했습니다. “공과의 거리감을 체감하기 어려워요. 항상 라켓을 들고 준비하고 있어야 해요.”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기자는 조금씩 강하게 공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갖고 있던 스트레스도 하나둘 날아갔죠. 라켓을 잡은 시간이 길진 않았지만 스쿼시의 매력에 푹 빠지기엔 충분했습니다.

스쿼시부 선수들이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스쿼시장에 모여 단체 훈련을 진행했다. 사진 박소리 기자

  스쿼시부에 필요한 건
  안성캠이나 안성캠 인근에 스쿼시장이 없기에 선수들은 다른 지역으로 원정 훈련을 떠나야 하죠. 기자가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묻자, 대부분 스쿼시장이 캠퍼스에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모든 선수가 모이기 어려워 단체 훈련은 한달에 몇 차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국가대표를 여럿 배출한 유서 깊은 스쿼시부지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승연 선수도 이에 공감했습니다. “스쿼시가 비인기 종목이긴 해요. 그렇지만 스쿼시부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쿼시부는 다음달 대회를 위해 훈련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스쿼시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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